금감원, 건설사 위기 '발등의 불' 금융사 대주단 가입 전방위 압박...실제 가입은 '미지수'
이 기사는 2008년 08월 05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 자금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금융감독당국이 건설사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건설사 자금난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수 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보유 자산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의 대주단 가입을 적극 종용하기 시작했다.
증협, 자산운용협회 통해 대주단 가입 독려
금감원은 최근 대주단 협의회 가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금융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독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대상은 건설사가 발행하거나 보증한 채권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으면서 대주단 가입에 소극적인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
대주단 협의회는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건설사에 채권행사를 일정 기간 유예 하는 등 일종의 채권단과 같은 성격을 말한다.
<금융 업권별 여신 규모 및 대주단 협약 가입률>
구분 | 은행 | 저축은행 | 생명보험 | 여신금융 | 종금 | 증권 | 자산운용 |
대출규모(조) | 34.2 | 12.4 | 4.3 | 3.6 | 0.4 | 4.5 | 5.5 |
대상기관수 | 17 | 90 | 10 | 21 | 2 | 22 | 31 |
가입기관수 | 17 | 83 | 8 | 16 | 2 | 1 | 2 |
비율(%) | 100.0 | 92.2 | 80.0 | 76.2 | 100 | 4.55 | 6.5 |
* 대출규모는 금감원 07년 9월말 기준, 다만 증권업계는 08년 3월말 기준
(자료 : 증권업협회)
금감원은 지난 7월 중순 경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에 연락해 협회 소속 개별 금융사의 적극적인 대주단협의회 가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협회는 지난 1일 주요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 본부장 등에게 이메일을 발송, 대주단 협의회 가입 설명회 자리를 만들었다. 대주단 협의회 사무국장이 직접 참석한 이 모임에서는 보유 채권의 만기 연장 가능 여부 등을 논의했다.
증권업협회도 지난달 31일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건설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증협은 사장단 회의 직후에는 실무자 회의도 개최, 대주단 운영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증권사별 채권금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부동산 PF 익스포져 65조..."금융 위기 우려 수준"
협회가 금융감독당국의 요청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소속 회원사의 대주단 가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 만큼 감독당국이 바라보는 건설사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각 금융관련 협회가 파악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감독당국의 공표 등을 통해 나온 수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협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65조 원에 달한다. 은행이 34조 2000억 원을 보유해 가장 많은 여신(유가증권 포함)을 갖고 있으며 저축은행과 자산운용사가 각각 12조4000억 원과 5조5000억 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증권사도 시장 예상보다 많은 4조5000억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금융회사들은 건설사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건설사의 자금난 수위를 매우 심각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만기돌아오는 건설사 채권과 여신이 큰 만큼 금융회사의 대주단 협의회 가입을 압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및 자산운용사 '냉담'...대주단 가입 여부 불투명
그러나 증권업계나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썰렁하다. 우선 자산운용사는 대주단협의회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건설사 채권에 투자한 자금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투자자들의 신탁재산인 만큼, 만기 연장은 운용사의 몫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일부 자산운용사가 대주단 협의회에 가입했지만 건설사 채권이나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 규모가 없는 회사로 알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펀드의 부실자산을 연장해 주는 결과가 돼 소송 등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사장단 회의라는 통로를 통해 대주단 협의회에 일괄 가입키로 했지만 실무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대주단 협의회에 가입하는 형국이라는 평가다.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규모가 전체 부동산 PF의 6%에 불과해 대주단 협의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는 증권사 고유계정 외에도 건설사 채권을 투자한 부서가 많다는 점도 적극적인 대주단 가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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