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9월 02일 1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탄했던 극동건설 재무구조가 불과 1년만에 몰라보게 변했다. 웅진그룹이 론스타에게서 6600억원에 사들인 후 본래 강점을 갖고 있던 토목공사가 아닌 민간 건축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극심한 분양경기 침체로 속병을 앓게 된 것이다.
여타 주택전문 건설사에 비해 토목공사 비중(47%)이 높고 웅진그룹이라는 '기댈 언덕'이 든든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사 미수금과 우발채무 현실화로 순차입금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향후 공사비 선지급이나 지난해 그룹으로 피인수될 당시 차입금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남아 있어 재무안정성은 더 둔화될 전망이다.
차입금 5배 '급증'...단기성 차입금 비중 93%
회사정리절차 종료 직후인 2003년말 극동건설의 부채비율은 27.2%.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은 2.4%에 불과했다. 올해 6월말 현재는 부채비율이 121%로 높아졌고 차입금은 자기자본의 78%를 차지한다.
민간 건축 사업을 확대하면서 매출과 자산규모가 늘었지만 공사미수금이 급증하고 일부 문제현장의 PF 우발 채무를 떠안으면서 현금흐름은 꼬이기 시작했다. 총차입금은 2006년말 42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 1222억원, 올해 6월엔 2701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만 2200억원대다.
차입금의 대부분(93%)이 단기차입금이나 1년내 만기를 맞는 유동성 장기차입금으로 유동성 위험도 전에 비해 높아졌다. 기업어음(CP) 600억 원을 포함한 은행 차입이 2271억 원(유동성장기부채 7억 원 포함)이며 곧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가 250억 원이다.
시행사 PF 채무 떠안으면서 차입금 급증
민간주택 부문에서 브랜드 인지도나 수주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사업장이 주로 분양성이 낮은 지방에 포진될 수 밖에 없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현실화(375억 원)하면서 자금 부담을 증폭시켰다. 대구 남산동 사업장(약 700억 원), 을지로 오피스텔(195억 원)과 제주 삼도동 오피스텔(198억 원), 제주 리조트 현장 등을 인수하면서 차입금 증가의 빌미가 됐다. 이중 을지로 오피스텔은 매각됐다.
미수금이 쌓이면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에 묶인 돈이 2006년말 1500억원대에서 올해 6월말엔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순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1000억원에 육박한다.
앞으로도 극동건설의 순차입금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회사는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인수하면서 만들었던 경정과 2009년 2월 이후 합병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하다. 경정은 다른 자산이 전혀 없이 차입금만 1900억원 가량 덜렁 남아 있다.
대구 남산동, 울산 신정동 등의 현장에는 자금을 선투입해야 한다. 이미 준공된 제주 오피스텔과 리조트 등의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각가액이 장부가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웅진그룹 재무부담 '상승'..."실패한 인수" 비판도
극동건설의 차입금 상환 부담은 웅진그룹이 지급보증을 서는 등의 형식으로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웅진그룹의 부담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우선 극동건설의 은행 차입금 등이 늘면서 웅진그룹이 사용할 수 있는 차입 한도는 상당 부분 소진됐다.
웅진그룹 자체도 극동건설 인수자금 가운데 5000억원을 금융회사에서 빌리면서 차입금 부담이 높아졌다. 웅진의 총 차입금 규모는 지난 2006년 말 237억 원에서 지난해 말 5444억 원으로 20배 이상 폭증했다. 극동건설 인수를 위해 제공한 경정 차입금 지급보증(1815억 원)을 감안할 경우 웅진의 재무안정성 역시 예전같지 않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의 극동건설 인수는 실패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6600억 원이라는 비싼 돈을 주고 건설사를 인수해 뚜렷한 사업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만 높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 마디로 웅진그룹은 주택사업이 정점에 있을 때 극동건설을 사들여 손실만 커지고 있다"며 "극동건설을 인수하고 1년이 지나도록 차입금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그룹 시너지 창출은 그만큼 요원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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