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 없는 자산매각으로 생명유지 유동성 위기 한숨 돌렸지만 대형 사업장 장기미분양 가능성
이 기사는 2008년 10월 16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 중견 주택건설업체인 대주건설의 요즘 경영화두는 '생명 유지'다.
대주건설은 지난해 9월 350억원의 시행사 지급보증 거절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버렸다. 대한화재(현 롯데손보)와 골프장 매각, 알짜배기 사업장의 시공권 양도로 간신히 유동성 위기에서 한 숨 돌렸지만 아직도 비상경영 상태다.
미분양 주택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다가 유동성 위기를 한번에 뒤엎을 수 있는 조선업 집중 전략이 더 큰 위험요소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미분양 가구 2841채...사실상 '방치'
대주건설의 8월 말 미분양 가구수는 20개 사업장에 2841가구로, 전체 미분양율은 31%다.
문제는 악성 미분양 지역인 광주와 부산, 전남에 대형 사업장과 자체 분양 사업장(광주 수완지구 2535억원, 부산정관지구 2889억원, 목포 옥암지구 1502억원)이 몰려있다는 점이다.
특히 광주 수완동에 자리잡은 3097가구 규모의 대주피오레 1~7단지는 미분양가구수가 1019채에 달한다.
단지별 공정율이 30~7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분양율이 급격히 좋아질 가능성은 낮다. 대주피오레 1~7단지와 별도로 지난 5월 청약을 마감한 '수완동 대주 피오레'가 단 한명의 청약자도 없어 138가구 전량이 미분양으로 남아 부담이 크다.
한국 최초의 호텔형 아파트를 표방한 광주 피오레팰리스타운도 분양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미분양율이 77%로 '실패작'이란 평가다.
대주건설은 지방 사업장의 저조한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정책은 물론, 입주 후 2년간 대출이자와 취·등록세 무상지원, 샷시, 발코니 확장 무료시공 등 출혈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대주건설보다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도 광주와 부산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분양률 높이기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끝없는 '자구계획' 언제까지 성공할까
2007년 말 기준 대주건설의 단기대여금은 총자산의 79.6% 수준인 6806억원에 달했다. 총 차입금 규모도 2004년말 529억원에서 2007년말 3231억원까지 증가해 차입금의존도가 37.8%로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330.7%로 매우 취약한 자본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억원에 불과하다.
대주건설은 분양율을 높이는 것만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 팔수 있는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 12개 사업장의 시공권 양도와 자산 매각을 통해 5943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중 실질적으로 대주건설의 손에 들어온 돈은 인천 검단(23~24 블록)과 광주 태전동, 김포 감정동 사업장 등을 매각한 2170억원 뿐이다. 나머지 3773억원은 시공권을 넘기면서 부채가 사라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주그룹차원에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한화재(3526억원)와 안성 골프장(450억원), 대한기초소재(113억4000만원) 등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월 1000억원 수준으로 발행하던 어음도 200억원으로 줄었고, 당좌교환 규모도 200억원 수준에서 50억원으로 낮췄다.
당장에 무너질 듯했던 대주건설이 지금까지 버텨내고 있는 모습에 은행권 기업심사역(RM)들도 놀랍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주건설은 은행권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에 올라있다.
제1금융권 채무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 등의 우발채무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지방은행 RM은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로 제1금융권 채무불이행 위험은 사라졌지만 저축은행의 우발채무가 그대로 있다"며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저축은행 채무를 막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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