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10월 27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도 기업어음(CP)시장의 마비 현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는데다가 이번 주(10월27일~31일) CP 만기마저 집중,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CP시장의 거래 규모는 8000억원 정도로 지난주 하루 평균 거래 규모에 비해 2000억원 가량 줄었다.
월말 기업들의 결제자금 수요가 늘면서 CP시장의 주요 투자 재원인 MMF(머니마켓펀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국내은행 CP매니저는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CP시장의 실질 거래 규모는 이전에 비해 70% 가량 줄었다"며 "매매 역시 주로 단기물과 은행 한도 거래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기업들이 CP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문은 완전히 닫혀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도 거래량 감소에 한몫했다. 금리인하 조치로 기업들은 발행 금리를 낮추려 했지만 투자자는 여전한 신용 위험에 부담을 느껴 CP매수를 꺼렸다.
늘어나고 있는 CP 만기 규모 역시 시장 침체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이번 주 CP만기(ABCP포함)는 6조9000억원으로 지난주(10월20~25일)보다 1조5000억원이 더 많다.
은행이 매입약정을 체결하거나 건설사가 지급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3조 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일반 기업의 CP는 1조6000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금융회사와 공사가 발행한 CP 만기도 각각 1조2000억원과 9000억원 수준이다.
투자 수요는 줄어드는데 발행하려는 기업들만 늘어나면서 CP시장의 경색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행물의 호가만 치솟고 있다.
A2- 등급의 한 유통업체는 3개월짜리 CP를 7.70%에 내놨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조금 더 높일 계획이다. 같은 A2-등급을 보유한 SK그룹의 계열사는 이미 3개월짜리를 7.90%까지 높였지만 CP를 매출하지 못했다.
A1 등급 역시 마찬가지.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는 3개물을 7.40%에 내놨지만 아직 투자자를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우량 CP를 매입하는 기금을 마련하는 등의 직접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시그널을 줘야 얼어붙은 시장심리가 개선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MMF 매니저는 "ABCP의 경우, 은행이 매입약정을 체결했다 해도 투자에 나설 수 없는 분위기"라며 "시장을 안정시킬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CP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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