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1월 06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1월. 신입생 선발을 막 끝낸 대학가에는 편입학이라는 또 다른 입시가 벌어진다. 100대 1이 넘는 경쟁률, 토플(TOEFL)보다 어렵다는 시험 문제. 취업만큼 힘든 합격을 위해 수험생들은 편입학원으로 일 년 내내 출퇴근한다.
김영편입학원은 한국 편입학의 산 증인이었다. 교육을 떠나 사업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기업이었다. 1977년 문을 연 이 학원은 30년 넘게 편입학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서울과 수도권에만 8곳을 포함해 전국에 20여 개의 학원이 있다. 단일 학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교육정책의 변화에 발맞춰 의·치·한의학 계열 입시학원인 PMS, 로스쿨 입시전문학원인 PLS, 해외 대학 편입을 위한 PIS도 세웠다. 재빠른 적응 능력이었다.
명성 때문일까. 김영편입학원엔 유명한 강사도 많다. 질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들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편입학 준비생들이 찾아온다. 두 달에 30만 원 가까이하는 학원비를 기꺼이 지불한다. 단순 계산해도 엄청난 현금 창출력이다.
강사들이 쓴 책은 자체 출판사인 KIM&BOOK을 통해 학생들에게 판매했다. 나름 수직계열화도 이룬 셈이다. 대학 편입시험은 매 년 계속되고 편입학을 원하는 수험생도 꾸준히 있으니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은 언제나 보장됐다.
편입시장의 사업성이 입증된 뒤 종로편입, 이찬이편입 등 경쟁업체들이 등장했지만 김영의 아성을 깨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영편입학원은 별다른 견제 없이 30년간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그랬던 김영편입학원이 M&A 매물로 나왔다. 현 경영진이 교육사업과 관련 없는 해외 투자를 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손해를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초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덱트론과 주식 취득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무산됐다.
90년대 후반, 주력사업과 관련없는 분야로 무리한 확장을 시도한 진로, 나산 등은 외환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모르는 분야에 무턱대고 투자하면 실패한다"는 과거의 교훈은 꽃놀이 패를 쥐고 있던 김영편입학원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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