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1월 21일 1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입찰가를 부르짖는 소리로 가득차야 할 M&A시장에 푸념만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매수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시장엔 매물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
매물을 내놓았는데 원매자가 없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우선협상자가 금융경색을 이유로 매각진행 절차를 연기하는 것은 물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됐다. M&A 업계는 시장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환경 변수가 기업 전략결정을 좌우하는 최우선 요인이 된 셈이다.
이런 시장상황에 현대상사 채권단의 M&A 결정은 신선한 충격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어려운 시장상황에서도 매각을 공식 천명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농협, 외환은행 등 현대상사 채권단 관계자들은 "회사 경영상황이 좋아져 M&A를 진행하게 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채권단의 자신감은 현대상사 펀더멘털에서 나온다. 현대상사의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000억 원과 495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7년 대비 68%, 133% 증가한 수치다.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차입금비율과 부채비율도 채권단 공동 관리에 들어갔던 2003년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상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분야에서 확실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져 사업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까지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 자주 개발률을 최대 4배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실제 작년 11월에는 해외자원개발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해외자원개발 기업에 성공불 융자를 확대해 자원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기업 중 해외자원개발이 가능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현대상사는 채권단 공동 관리 하에서 투자 여력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자원개발 투자만은 아끼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하고 싶은 회사들이 많아 현대상사 M&A 성사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예상매각가도 3000억원 수준으로 인수기업에 무리가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검증된 매물은 시장에서 먼저 찾는 법이다. 현대상사 역시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잠재 인수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 물건만 좋다면 멀리서도 사러 온다는 것이 예부터 시장이 주는 교훈이다. 결국 수익성 · 재무안정성 · 발전가능성 등 기본이 튼실한 매물만이 혼란한 시장에서 제 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시장상황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을 핑계삼아 정작 매물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하소연해 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시장에 동정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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