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4월 07일 0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높은 에너지 자급률을 달성하겠다던 한국가스공사(KOGAS)의 계획이 인수자문사 선정 작업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가스공사는 최근 메릴린치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했다. 늦어도 4월 첫째 주까지 메릴린치와 자문사 본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해외 매물 탐색작업을 시작하겠다던 기존 계획을 뒤집은 것.
가스공사는 해외 M&A 추진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이견이 있어 우선협상자 선정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자문수수료가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사실 가스공사의 이번 자문사 선정 재검토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가스공사는 당초 맥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가 자문수수료를 다른 투자은행(IB)들의 30% 수준으로 제시했기 때문.
그러나 해외 정보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해외 M&A의 특성상 호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트랙레코드가 별로 없는 맥쿼리 대신 메릴린치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최종 후보는 결국 메릴린치로 낙점됐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막판까지 값싼 수수료와 향후 해외 M&A 추진을 위한 시너지 효과 사이에서 고민 아닌 고민을 거듭했을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시장에서는 가스공사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세우며 메릴린치를 압박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메릴린치가 오히려 자문사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가스공사의 해외 M&A 추진 의지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의구심이 든다.
메릴린치와의 계약이 무산된 지금, 2위 후보로 거론되던 맥쿼리 조차 아직까지 가스공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상 신속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시작단계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해외 M&A 작업은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이 제한돼 있고 정부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가스공사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첫 단추를 끼워보기도 전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한 해외 M&A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가스공사의 장담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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