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M&A 주관사 舊사주 현대家 매각 주도.."나눠먹기식 업무, 외환銀 책임"
이 기사는 2009년 05월 04일 13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상사 매각 주관사들이 유치한 인수 후보는 고작 세 곳이다.
주관사 컨소시엄이 우리투자증권과 산업은행 M&A실, NH투자증권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사로 꾸려진 걸 감안할때 결과를 평가하기 무색한 수준이다.
세 개 자문사가 모집한 인수 후보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BNG스틸, 그리고 재무적 투자자라고 할 수 있는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다. 문제는 이 마저도 '삼파전'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온전한 후보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BNG스틸은 범 현대그룹 가문 계열의 대기업으로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대상이다. 큐캐피탈 역시 현대 가문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도맡았고 최근에는 큐캐피탈 뒤에 KCC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계자들도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지금은 명령에 따라 각자 실무를 맡고 있지만 마지막 입찰에서는 그룹 오너 일가가 의견을 조율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보면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한 주주협의회는 주관사 없이도 후보가 됐을 만한 구사주들과 비용만 낭비하는 심리전을 벌이는 꼴이다. 그것도 1대 3이라는 매우 불리한 여건에서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PwC삼일회계법인이 현대상사의 실사 보고서를 작성할 때만 해도 잠재 인수후보에는 에너지 관련 대기업들이 적잖이 포함돼 있었다. 삼천리와 대성산업 등 중견 기업들도 현대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예멘LNG 광구지분 등 자원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매각주관사로 뽑힌 산업은행은 중국 조선사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도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충분한 검토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된 매각 작업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원매자를 모아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현대상사가 보유 중인 중국 조선소 등 복수의 우발채무까지 터져나왔다. 주관사 측은 후보들이 실사 연장을 요청하자 끌려가다시피 기간을 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이 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
이 매각의 주관 실무는 사실상 우리투자증권이 도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담당자 한 명이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정도이고, NH투자증권도 다르지 않다.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두 금융사는 사실상 채권금융기관의 자회사로 이름만 빌려준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주관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만든 책임은 결국 외환은행에 돌아온다.
매각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 능력있는 주관사 선정을 마다하고 채권단의 나눠먹기식 주관사 선정을 조장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주주협의회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는 데도 당장 매각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문사를 협의회 관계사들에 배정하고 매각 시기를 앞당겼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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