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금 18억달러? 23억달러? KKR 'RCPS'로 승부수...교환비율 따라 인베브가 경영권 다시 가져갈수도
이 기사는 2009년 05월 07일 10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버그 크레비스 로버츠 (KKR)가 오비맥주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당초 오비맥주 매각전은 ‘롯데’라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인해 일방적인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매각자인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가 마지막까지 주도권을 잡으며 협상력을 발휘한 결과 매각판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인수전 초반만해도 KKR은 약체로 치부됐다. 블랙스톤과 함께 세계적 사모펀드로 군림해왔지만 한국에서의 트랙레코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18일 열린 예비입찰에서 KKR은 경쟁사보다 먼저 실사기회를 부여 받았다. 하지만 자금이 마련되지 않아 1라운드를 먼저 통과해놓고도 열흘동안 실사를 못했다. 그러는 동안 경쟁사인 어피니티가 먼저 실사에 들어가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KKR은 인수금융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금융회사를 돌아다녔지만 별다른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가 KKR이라고 수없이 외쳤지만, 무리한 LBO에 대한 경계심리로 가득 차 있던 국내 은행들은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만 쳐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평소 친분관계가 돈독했던 외국계 은행들로만 인수금융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인베브가 본입찰에서 롯데를 배제시킨 것도 경쟁관계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두달 뒤인 4월17일 열린 본 입찰 결과 역시 안심할 수 없었다. MBK가 KKR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KKR이 내민 파이낸싱패키지는 인베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매각대금 가운데 일정 부분을 전환상환우선주(RCPS)로 주겠다고 승부수를 던진 것. 이 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어 계약조건에 따라 향후 매각대금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KKR이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레터' 수준이 아닌 사인 된 '도큐멘테이션'을 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KR은 MBK를 따라잡기 위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한편 인베브의 무리한 요구인 우선매수청구권도 수용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인베브의 협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선협상자로 KKR을 선정해놓은 뒤에도 롯데와 MBK를 대상으로 가격 올리기 경쟁을 나섰다. 23억달러만 보장해주면 오비맥주 경영권을 줄 수도 있다는 제안을 한 것.
롯데와 MB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가격은 좀체 내려가지 않았다. 인베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가격은 22억달러. 롯데에 제안한 매각대금이 KKR보다 4억달러가량 높은 것은 RCPS를 비롯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는데 따른 기회비용 때문이었다. 즉 KKR에게 매각할 경우 당장의 매각대금은 적지만 향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반면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는 그렇지 않았다.
롯데가 끝내 무리한 가격에 응하지 않자 인베브는 결국 KKR과의 거래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KKR과 본계약을 맺었지만 거래조건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양측은 전환비율을 비롯한 조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B인베브측은 사전에 약정된 조건에 따라 거래가 완료된 이후 5년 내에 오비맥주를 재 인수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인베브와 KKR의 계약조건에 따라 인베브가 향후 경영권을 다시 가져갈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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