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2009년 05월 26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달러화가 시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리먼 부도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로 급등했던 달러가치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 FRB가 정책금리를 사상 유례없는 수준(0.25%)까지 내리고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uantative ease)로 달러화 방출이 지속되자 위기국면이 해소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달러화를 보유하려는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달러화 약세가 다시 상품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으며 달러화 하락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차원을 넘어서 자유낙하(freefall)하는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20세기 들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고 불리는 기간이 두 번 있었는데 대공황 직후인 1933-1950년, 베트남전쟁과 오일쇼크가 덮쳤던 1968-1982년 기간이다. 이 두 번의 인플레이션 기간동안 석유와 금 등 주요 상품가격이 10배 이상 오르고 통화가치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서 극심한 경기침체와 실질소득감소, 실업률 상승으로 중산층의 삶이 붕괴되는 결과를 나았다.
흔히 인플레이션은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설명되지만 이 두 번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생산성과 무관한 정부 지출증가와 통화 남발에 따른 사실상 통화 가치하락이 주요인이었다.
작년 사상최대 위기로 선진 각국들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미국의 양적완화는 통화량의 급팽창을 예고하고 있다. 즉 돈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사상최대의 경기악화에 대응해 이러한 막대한 통화량 팽창과 재정적자로 인한 경기부양 시도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회복은 조기에 그치고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각국 정부는 경기 악화와 금융산업의 연쇄 부실 우려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단인 긴축정책과 고금리처방을 내릴 수단이 이미 억제되어 있어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
통화량 팽창이 높고 재정적자가 깊은 나라의 통화가 번갈아 급락하고 자신의 부를 지키기 위한 이동이 이른바 ‘paper asset’ 에서 ‘tangible asset’으로 대거 이동한 지난 하이퍼인플레이션 시기가 재현된다면 안전자산이라고 인식되었던 달러, 특히 미 국채에 대한 투매는 심각한 금융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특히 2조달러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외환보유고 다변화와 금, 자원 등을 달러 대안으로 선택할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금태환제도 이후 통화는 각국 중앙은행의 신뢰를 바탕으로 가치를 유지해왔다.
경기침체기와 경제위기 국면마다 즉각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공급으로 돌파구를 찾았던 그린스펀을 계승한 이른바 헬리콥터 벤 버냉키 의장이 이 새로운 인플레이션이란 복병을 만났을 때 과연 무엇을 새롭게 선택할지 시험대에 설 것이다.
그리고 이미 0.25%까지 내려버린 금리와 아직 머나 먼 금융기관의 부실우려 앞에 그가 헬리콥터에서 뿌리던 달러유동성들이 결국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때 아직 충분히 가시지 않은 거대 은행부실과 경기악화 우려는 양날의 칼로 그를 옥죄어 올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안정이 FRB의 탄생 이유였다는 사실은 사상최대 경기악화가 그에게 면죄부를 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컬하다.
사상최대의 경기악화가 FRB의 사상 최대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학력 및 경력]
1990 - 1993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1993 - 1995 Bank indosuez fx dealer
1995 - 2000 한국종금 외환 및 주가지수 파생 트레이터
2004 - 2005 Bgc hongkong fx swap broker
2005 - 2006 우리은행 프랍트레이더
2007 - 2008 국민은행 fx dealer
2008 - 대구은행 프랍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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