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조선사 하반기 RG콜 최소 2억달러 [조선사 선수금 후폭풍]①진세·녹봉조선 중심으로 급증 전망
[편집자주]
이 기사는 2009년 06월 2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부실 조선사의 선수금 반환 요청(일명 RG 콜)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신한은행은 메리츠화재에 RG 보험금 지급소송을 신청했고, 국민은행과 흥국화재는 해외선사와 선수금 반환시기를 조율중이다. 진세와 녹봉조선 등에서 추가 RG콜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관련 금융회사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부실조선사에 대한 지원방향을 놓고 보험사와 은행 등 채권단끼리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보험사는 RG보험을 든 선박에 한해 자체적으로 신규자금을 지원해 RG 보험금 지급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신규자금지원 불가, 동등한 수익배분을 요구하는 채권단과의 의견불일치로 불만만 토해내고 있다.
RG란 조선사가 파산 등의 사유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힌 물어주기로 약정한 보증서다. 은행들은 RG발급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대부분 RG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사는 은행에서 보험료를 받는 대신 은행이 발급한 RG에 대해 지급보증 책임을 진다.
◇진세조선 중심으로 RG콜 늘 듯
올 하반기부턴 진세조선을 중심으로 부실 조선사들에 대한 해외 선사들의 RG 콜이 쇄도할 전망이다. 부실로 인해 정상적인 선박인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인도예정일이 속속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세조선은 지난 2007년 6월 노르웨이 선사인 송가(Songa)로부터 벌크선 6척을 수주받으면서 1억5360만달러 선수금 발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리스 선사인 메트로스타와는 그해 8월에 1억5984만달러(6척 수주)의 선수금 발급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진세조선은 계약서상의 선박인도 예정일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지난 2월 송가로부터 2080만달러(1척 분)의 RG 콜을 받아 이를 반환했다. 지난 4월엔 메트로스타(Metrostar)로부터 4600만달러(6척 분)의 RG콜이 들어와 현재 반환여부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송가의 추가 RG콜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세조선은 송가에 2080만달러의 선수금을 반환했지만 아직도 6580만달러 이상의 선수금(2007년 6월 계약, 5척 분) 잔액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진세조선의 경영상황으로는 송가에 5척의 선박을 인도할 가능성이 없다. 결국 송가는 하반기 이후 인도예정일을 넘긴 선박별로 RG 콜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진세조선이 2007년 7월에 체결한 손가와의 또다른 선수금 발급계약(1억5600만달러, 6척)에서도 RG 콜이 발생할 전망이다. 삼정KPMG는 진세조선을 실사하면서 손가에 인도될 6척(2007년 7월 계약) 중 3척은 인도가 불가능하다고 판정한 바 있다.
진세조선과 같이 부실상황에 빠져있는 녹봉조선도 하반기에 5721만달러의 RG 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녹봉조선은 기업은행과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으로 태국선사(TASCO SHIPPING)와 2197만달러 규모의 선수금 반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상 선박인도 예정일은 8월 30일이지만 현재 인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동부화재와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한 NB VIKING(선사)에서도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상태로 그 규모는 444억원 이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C&중공업, 진세조선, 녹봉조선, 아시아중공업 등 부실 조선사에 대한 RG 콜 가능성이 크다"며 "선박마다 인도예정일이 다르기 때문에 시기별 RG 콜 규모는 파악할 수 없지만 선박건조 일정상 2007년 계약을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RG 콜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RG 콜 여파, 금융권으로 확대
국내 부실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RG 콜은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큰 부담이다.
RG 콜이 들어올 경우 은행은 선수금 반환 1차 의무가 있기 때문에 선사에 선수금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 대부분 국내 보험사의 RG보험을 들고 있어 실제 손실은 적지만 보험금 지급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다.
RG보험 계약서에 따르면 보험금 지급요건과 관련해 선사와 조선사가 분쟁을 벌일 경우 국제중재 결과가 나올때까지 보험금 지급을 연기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현재 RG 콜이 들어온 진세조선은 국재중재를 신청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국민은행은 메트로스타의 RG 콜 신청에 대해 1차회신을 통해 선수금 지급 연장을 요청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손가의 RG 콜을 받고선 선수금을 지급했다. 이후 RG보험을 든 메리츠화재에게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결국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보험금 지급여부와 별개로 RG 콜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국내 손보사다. 국내 손보사들은 RG보험 인수시 보통 80% 이상을 재보험으로 처리하며 리스크를 줄였지만 보험계약 규모가 크다보니 20%의 자체 부담액 자체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재보험 브로커 사기, 가입 재보험사의 지급여력 부족문제 등을 더하면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한화손보 등이 RG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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