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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MOU 약일까 독일까 '환율효과' 감안해야…"MOU보다 자체 비용관리 중요"

김현동 기자공개 2009-09-11 14:33:59

이 기사는 2009년 09월 11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에 대한 기업재무구조 개선약정(MOU) 체결 여부를 놓고, MOU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드러난 경영지표 상으로는 개선약정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환율 상승 쇼크로 주력 계열사인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동시에 치솟고 있다. 또 신종 플루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빠른 시일내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 등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오히려 국내 1위 해운사와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감축은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산업은행 "주중 재무평가 완료"

한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주 중 한진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중간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재무구조 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MOU 체결 여부는 채권은행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증가로 인해 한진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좋지 않다.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올 2분기에 각각 1273억원, 2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대한항공이 534.0%, 한진해운은 201.8%로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던 여객수요는 신종플루라는 복병으로 인해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운시황도 컨테이너선 시황 악화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진계열에 대해 MOU를 체결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부채비율에 대한 해석 달리 해야"

그렇지만 항공·해운업종의 업종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MOU가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전체 자산 가운데 항공기 등 유형자산의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보유 중인 125대의 항공기 가운데 운용리스 비중은 25대(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융리스(67대)와 자체 소유(33대)로 운용되고 있다.(아래 '대한항공 항공기 운용현황' 그림 참고 )

운용리스에 비해 금융리스와 자체 소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많아 전체 부채에서 연불매입채무와 리스부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이른다. 이 처럼 항공기 구매와 관련한 자산과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따라 부채비율이 출렁일 수 밖에 없다.

항공업종의 이 같은 특수성은 해외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중국의 국영 항공사인 중국남방항공의 올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809%에 이르고, 동방항공은 자본잠식 상태다. 일본 국적항공사인 일본항공 역시 부채비율이 849%에 달한다.

한 크레딧 애너리스트는 "대한항공은 금융리스와 자체 소유 항공기가 많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부채비율이 크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운용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채비율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할 필요가 있고, (MOU같은) 강제 수단보다는 자체적인 비용 관리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대한항공이나 한진해운은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놓은 상황이고, 'S&L' 등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단순히 부채비율만 볼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해, 항공·해운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세일&리스백으로 부채비율 낮추면 리스료 추가 부담

항공기 등 고정자산 비중이 높다 보니, 재무구조 개선 수단도 '세일즈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S&LB)' 형태가 일반적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항공기 5대를 S&LB 형태로 매각했다.

'S&LB'은 고정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고, 일정 기간 임대 후 소유권을 되가져오기 때문에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매월 리스료 등의 비용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영업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대한항공도 과거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아일랜드에 운용리스 회사 KALF(Korean Air Lease and Finance)를 설립해 항공기와 엔진을 구매했으나, 작년 KALF를 청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03∼2004년부터 영업상황이 좋아 영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운용리스 비중을 크게 줄였다"면서 "최근 10년간 자체 소유 항공기 비중이 3배 늘어났는데, 결과적으로 비용 관리 차원에서 직접 매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올 연말까지 총 1조2000억원(공모조달 제외)의 유동성을 확보해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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