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IB '바겐세일' 나서나 적성국 이슈로 매각측만 자문...수수료 경쟁 불가피할 듯
이 기사는 2009년 09월 28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예정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자문사 선정작업을 앞두고 국내·외 IB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국내·외 각 1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을 입찰참여 요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미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곳도 3곳에 달한다. 씨티글로벌증권은 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일찌감치 구성했다. 3년전 캠코가 매각했던 대우건설 매각을 담당했던 씨티증권은 자문사 선정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캠코(35.5%)에 이어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산업은행(12.4% 산은자산운용 지분 포함)을 파트너로 맞았다.
쌍용건설 등 캠코 보유자산 매각 경험이 많은 삼정KPMG는 메릴린치(BOA)를 공동 매각자문사로 잡았다.
대우건설 매각 당시 씨티와 함께 자문사를 맡았던 삼성증권은 JP모건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와 공동 자문을 하기로 했으며, IBK증권은 모건스탠리와 공동 자문사를 맡을 예정이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자문사로 참여하기 위해 진행 중인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해외보다 국내 IB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IB들이 여느때와 달리 외국계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투자한 미얀마 지역이 '적성국(敵性國)'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투자한 미얀마 지역은 적으로 간주될 수 있거나, 전쟁 법규상 공격·파괴·포획 따위의 가해 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에 드는 적성국가로 분류돼 있어 미국계 IB들의 운신의 폭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월 대우인터내셔널이 10년만에 발행한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에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됐다. 당시 CB 발행주관사는 크레딧스위스(CS)가 맡았으며 투자자 모집 결과 미국계 회사들이 적성국 이슈 때문에 참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성 등으로 CB를 사겠다고 몰린 해외 투자자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계의 참여는 없었다”며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역시 미국계 IB들이 본사에서 승인을 받기 힘든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컨소시엄을 구성한 씨티글로벌증권, 메릴린치,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계 IB들은 적성국 이슈로 인수측을 자문하기는 힘들지만 매각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매각 자문사를 맡기 위한 수수료 덤핑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매각 주체인 캠코 역시 그동안 M&A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개별 하우스의 실력 보다는 수수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안서에는 확정된 단일요율로 수수료율을 제시해야 되며 단일금액으로 한도(cap)를 제시해야 한다.
적성국 이슈에서 자유로운 해외 IB들의 경우 인수 자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CS를 비롯해 노무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UBS는 삼일PWC와 함께 자문업무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10월중 매각자문사를 선정한 뒤 2단계 경쟁입찰(예비입찰, 최종입찰) 방식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캠코는 지난 25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본회의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의 주식매각 및 매각주관사 선정 방안을 심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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