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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구조조정과 신용평가

조헌성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공개 2009-10-15 10:48:43

[편집자주]

자본시장 발전에 신용평가는 인프라와 같은 존재입니다. 서브프라임사태로 신용평가의 공정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것도 신용평가의 중요성을 재차 일깨우는 사건입니다. 더벨은 신용평가를 포함해 크레딧시장의 전반을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각을 통해 분석합니다. 신용이슈 등 일련의 현상에 대해 폭넓은 이해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기사는 2009년 10월 15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많은 방안이 대두되고 실행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기업구조조정’은 많은 이의 공감대속에서 추진되어 왔던 적극적인 대응책중의 하나였다. 환부가 더 커지기 전에 도려내는 것이 위기상황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호전되고 있다는 인식에 묻혀 구조조정은 유야무야되고 있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어중간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나온다.

이러한 시장의 질타에 맞서 정책당국에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더나아가 채권금융기관 주도의 상시구조조정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한계기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경쟁력있는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표방하는 목적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구조조정을 통하여 자원배분의 효율화를 유도하는 것은 분명 反시장적 정책이다. 시장의 자정작용과 수급조절기능에 의한 자금의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시적인 구조조정 체계에 반론이 크지 않은 것은 우리 금융시장의 취약한 시장기능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앞으로 추진되어질 상시구조조정은 정책당국의 무리한 시장개입보다는 시장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시장의 자정기능과 자원배분기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업부실로 인한 경제적 비효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상시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의 출발점이자 핵심요소는 구조조정 대상의 선정이다. 따라서 구조조정 대상의 선정은 부실여부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시장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그 주체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구조조정대상 선정에 있어 신용평가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질 필요가 있다. 기업의 신용도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신뢰성 있게 분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신용평가이기 때문이다. 신용평가를 활용한 구조조정대상의 선정은 여러면에서 크나큰 이점이 있다.

첫째, 신용평가를 통한 대상기업의 선정은 분석과정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신용평가회사에는 기업의 신용위험분석과 관련된 다양한 분석기법과 수많은 평가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대상기업 선정의 중요성에 비추어볼 때 신용위험분석은 전문기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둘째, 채권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 대상선정이 지니는 태생적 한계, 즉 모럴해저드(Moral Hazard)의 가능성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구조조정 대상의 선정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Moral Hazard는 금융기관과 대상기업의 관계, 채권 규모 등에 따라 금융기관이 이해당사자일 수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대상기업과의 관계나 구조조정 결과 등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신용평가회사를 통한 신용위험분석은 구조조정대상 선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보강할 수 있다.

셋째, 상시적 신용위험분석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상시구조조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용위험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채권금융기관에 의한 신용위험분석을 상시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뿐더러 그 비효율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신용평가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왜냐하면 신용평가회사는 신용등급이 있는 기업의 신용도 변화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이다.

넷째, 신용평가 활성화를 통하여 금융시장의 시장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상시구조조정에 있어 신용평가를 활용하면 신용평가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고 이를 통하여 금융시장에서는 신용위험과 관련된 중요한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위험관리 및 자원배분에 있어 효과적인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시장기능은 자연스럽게 강화될 수 있다.

상시구조조정 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신용평가를 활용하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다양한 이점이 있다. 현실적인 적용에 있어서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하는데 있어 전문적이고 신뢰성 있는 제도를 활용한다는 원칙적인 논거뿐만 아니라 구조조정과 관련된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를 구조조정에 활용하는 것은 구조조정 효과 극대화라는 직접적 효과 이외에도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금융시장의 시장기능 강화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이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조정은 금융시장의 시장기능에 의해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이다.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확대가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현실은 신용평가라는 자원을 너무도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의 신용평가는 회사채시장에 국한되어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가장 효과적인 위험관리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평가의 용도 제한으로 크나큰 사회적 낭비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를 상시구조조정 체계에 활용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자정기능과 자원배분기능을 강화시키는 첩경임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칼럼니스트 소개]

[학력 및 경력]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1994 한국 P&G

1995 ∼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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