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빽' 있어도 저평가 되는 이유 회사채·CP 수익률, 자기등급 대비 100bp↑…주택사업 비중·우발채무 영향
이 기사는 2009년 11월 06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에서 가장 견실한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건설이 채권시장에서는 의외로 디스카운트(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수익률은 자기등급에 비해 최대 100bp(0.01%포인트=1bp) 이상 높게(채권가격은 낮게) 형성되고 있다.
기업어음(CP)도 마찬가지다. 그룹 신용도를 감안하면 롯데건설의 CP는 리스크를 낮게 잡는게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훨씬 높다.
주택 비중이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특성과 이에 따른 우발채무의 잠재적 위험이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4일 기준·KIS채권평가·이하 동일)은 6.70%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 3년 만기 A+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5.73%인 점을 고려하면 97bp 높은 셈이다.
롯데건설 회사채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수익률은 만기가 4년일 경우 자기등급에 비해 102bp 높게, 5년일 경우 107bp 높게 평가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CP 수익률도 자기등급과 스프레드(금리차)가 벌어져 있다. 롯데건설의 CP 신용등급은 A2+, 6개월 만기 CP 수익률은 4.67%다. 동일 만기의 A2+급 CP 평균 수익률이 4.45%인 점을 고려하면 22bp 높게 나타나고 있다. 4개월 만기까지는 자기등급을 밑도는 수준에서 수익률이 평가되고 있지만 5개월 만기부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1년 만기 CP는 자기등급에 비해 91bp가 높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차입규모가 과한 게 롯데건설의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장성과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관급 공사에 비해 주택사업이 유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의 자체분양 사업을 포함한 국내건축공사 비중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 이 중 주택사업이 60%(지난해 매출액 기준·일반건축 포함) 정도다.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이 30%대를 나타내는 데 비해 높은 수치다. 주택사업은 경기에 민감해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담보할 수 없다. 오히려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을 땐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을수록 시장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특히 지방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사태가 장기화되면 건설사의 공사미수금과 대손상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대구·부산 등 일부 지방 사업장으로 중심으로 공사미수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분양이 부진한 진행사업 완공이 2010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있어 운전자금 소요에 따른 차입금 증가도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은 빠르게 차입금을 늘려왔다. 단기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도 확대해 2006년 말 668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올 상반기 말 기준 3459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3600억원에서 1조7485억원으로 뛰었다. 2년 반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 2월에는 계열사인 롯데기공의 부채와 PF 지급보증까지 떠안았다.
2009년 6월 말 기준 롯데건설이 주택도급사업 관련 지급보증한 PF 차입금 규모는 1조9894억원이다. 한신정평가는 PF 차입금의 47%가 분양위험이 높은 지방사업장이라 일부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건설이 강점을 보여온 재건축 부문에서도 수주경쟁이 심화되면서 원가율이 상승하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토목·플랜트 부문의 수주경쟁력이 미흡해 마땅한 대체 수익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롯데건설의 해외공사 부문은 총 매출의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부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해외공사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9월 현대건설·GS건설과 함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재 롯데건설의 신용도에는 계열사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사물량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계열사 공사물량을 제외하면 다양한 공종의 공사를 수행할만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롯데건설의 재무상태와 사업구조만을 평가한다면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