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공사, 첫 채권 발행 '실패' "실패 원인, 동일기업 자산운용비율 제한"..자금조달 빨간불
이 기사는 2009년 11월 06일 16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LH공사는 합병 이후 첫 채권발행에 실패했다.
동일기업에 대한 자산운용비율 제한이 문제가 됐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합병으로 채권투자자들의 LH공사채 보유 규모가 증가하면서 동일 기업에 대한 자산운용 비율 제한 규정이 추가 채권 매입을 가로 막았다.
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LH공사는 5년만기 1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위해 오전9시30분부터 30분간 전자 입찰을 실시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최우선 호가로 연 5.48% 금리에 200억원의 응찰만 있었을 뿐 더 이상 응찰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LH공사는 결국 전자 입찰 자체를 철회하며 첫 채권발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LH공사 관계자는 "투자 수요 부진의 원인을 '동일 기업에 대한 자산운용비율 제약'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회사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서는 자산운용비율 적용 제외 채권으로 지정했지만 이날 입찰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LH공사 관계자는 "감독규정상 적용 제외를 지정했지만 금융회사 내부의 운용지침이 바뀌어야 채권 매입 수요가 늘어난다"며 "금융회사들이 아직 내부 운용지침까지는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으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발행한 채권이 같은 채권이 돼 채권 투자자들의 투자 한도가 줄어든 것이다. 10월말 현재 용지보상채권을 포함한 LH공사의 채권발행 규모는 41조7690억원에 달하며 보험사·연기금·은행 등이 대부분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일 기업에 대한 자산운용비율 제한에 따른 채권 투자 수요 위축은 예상됐던 바다. 지난 9월 한국채권평가는 "동일 기업에 대한 자산운용비율 제한으로 인해 LH공사채에 대한 국내기관들의 수요 위축은 향후 일정기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매니저는 "자산운용비율 제한도 문제지만 LH공사채는 앞으로도 발행이 많기 때문에 현재 금리 수준에서 채권을 매입하기 보다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LH공사채권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설명이다.
LH공사는 대안으로 원화채권 발행 비중을 줄이고 대신 해외채권 발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원리금에 대한 정부 보증, 손실보전 조항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보금자리 주택 건설·신도시 개발과 같은 국책사업 추진에 따른 LH공사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만만치 않고 현재와 같은 투자 여건이 지속될 경우 원활한 자금 조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H공사는 2018년까지 150만호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투자비도 내년부터 매년 10조원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연내에만 2조원의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또 2010년에는 부채비율이 50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되는 등 재무건전성도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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