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해외서 CB 발행하는 3가지 이유 국내 발행 고려 안해... 리픽싱 요구 등 걸림돌 많아
이 기사는 2009년 11월 17일 0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팬오션이 오는 20일 2억달러(2319억원) 규모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투자자 모집은 끝났고 발행일만 기다리고 있다. 5년 만기에 표면·만기이자율 4.5% 조건으로 운전자금 및 철광석운반선 8척에 대한 발주 자금으로 활용된다.
STX팬오션은 이번 CB를 발행하며 국내 발행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내부적으로 의사가 결정되자마자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곧바로 싱가포르시장으로 나갔다.
STX팬오션이 미련 없이 해외 자금조달로 방향을 잡은 데 대해 업계에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국내 기관들의 리픽싱(Re-fixing : 전환가액 재조정) 조항 요구가 부담스럽고 △ 이미 국내에서 상당량의 회사채를 발행해 더 이상 소화여력이 없으며 △ 국내보다는 해외 기관들이 해운업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TX팬오션은 이번 CB를 발행하며 리픽싱 조항을 최소화했다. 증자·감자·액면분할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리픽싱을 하도록 한 것이다. 리픽싱은 CB 발행 당시보다 주식의 가치가 떨어졌을 경우 전환가액을 재조정하는 조항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 옵션으로 넣는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늘어난다.
국내 기관들은 주식연계증권(ELB)에 투자할 때 일반적으로 주가에 연동한 리픽싱 조항을 요구한다. 실제로 기아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올해 발행된 주요 ELB에는 모두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혹은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낮추는 옵션이 붙어있다.
최근 발행에 성공한 대한해운 500억원 규모 CB의 경우에도 주가가 떨어지면 매 3개월마다 최초 전환가액의 80%까지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는 리픽싱 조항이 들어갔다.
STX팬오션은 주가 하락에 의한 리픽싱 조항에 큰 부담을 느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잠재 유통 물량이 늘어나 주가에 더욱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STX팬오션 주가는 이미 2007년 고점(4만9000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더욱이 잠재 물량이 늘어나면 34.13%에 불과한 최대주주(STX조선해양 등)의 지분율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있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은 주가 상승 시 향후 수익률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리픽싱 조항에 대해 국내 기관들보다 덜 민감하다"며 "덕분에 전환청구기간도 발행 후 1년 이후부터 가능토록 설정해 단기적인 물량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회사채를 소화시킬 여력이 없다는 점도 해외 발행에 나서게 된 원인이 됐다. STX팬오션은 지난 2월·5월·7월 세 차례에 걸쳐 총 5500억원의 일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미 상당량 자금을 조달한데다 해운업에 대한 국내 기관들을 우려를 감안하면 더 이상은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외투자자들의 해운업에 대한 전망이 국내보다 긍정적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4000선까지 오르며 해외투자자의 해운업 투자 심리가 상당히 회복됐다"며 "STX팬오션이 싱가포르에 동시 상장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 접촉도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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