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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인수전 뛰어든 까닭 장세주·세욱 형제 분가 목적..쌍용건설 비해 조건도 좋아

김민열 기자공개 2009-12-22 08:45:11

이 기사는 2009년 12월 2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인 자베즈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쌍용건설 인수실패 후유증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대우건설에 눈독을 들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국제강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홉살 차이의 형 장세주 회장과 그의 동생 장세욱 동국제강 부사장이 보유한 동국제강 지분은 총 25.47%. 9월말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의 지분이 27.21%인 것을 감안할 때 두 임원의 그룹내 위상은 막대하다.

그룹 핵심인 동국제강 지분을 다량 확보한 이들은 (동국제강의)계열사들에 대한 출자를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3대에 걸쳐 유지해온 철강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만한 사업군이 없다는 점이다. 철강, 물류, IT를 3대 축으로 14개의 회사로 구성돼 있지만 철강업에 상응할만한 사업다각화는 여전히 절실해보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장세욱 부사장 주도로 지난 2008년 쌍용건설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제철과 건설의 결합이라는 시너지에도 불구하고 주주 사이에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도 중도 포기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1년여만에 동국제강이 대우건설 공동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즈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장세욱 부사장이 형으로부터 분가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세욱 부사장이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건설사 인수에 뛰어든 것은 장세주 회장과 별도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수순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과 장세욱 동국제강 부사장 두 형제가 보유중인 동국제강에 대한 지분도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동국제강이 건설사 인수 결심을 굳히기까지는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사진들은 쌍용건설 인수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인 것은 철강 수요기업인 건설회사를 인수하는데 대한 반대보다는 (쌍용건설)우리사주조합 지분 등 거래구조의 복잡함에 기인한 측면이 더 크다.

과거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제안 조건은 주당 3만1000원, 경영권 매각지분(50.1%, 1490만6000주)으로 환산할 경우 총 4620억원에 달했다.

동국제강의 대우건설 투자금액은 4000억-5000억원대로 쌍용건설과 비슷하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맞물리면서 동국제강 입장에서는 동일한 투자금액으로 시장 지위가 훨씬 높은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실제 쌍용건설 인수추진 당시 회사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건설사를 찾을 것을 동국제강 경영진에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을 4000억원 주고 사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국내 전략적투자자(SI)가 없는 상황이어서 업황만 살아난다면 인수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자베즈컨소시엄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한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베즈와 TR아메리카 두곳 모두 금호아시아나측이 신뢰할 만한 수준의 자금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어 아직 대우건설 인수자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특히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이 산업은행이 매입해줄 수 있는 밸류에이션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두곳 모두 우선협상자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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