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1월 04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 벤처신화의 이면에는 엔젤투자가 있었다. 엔젤투자는 벤처 시장에 자본을 원할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사업화 할 수 있는 아이템과 기술에 돈이 몰렸다.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식 엔젤투자 모델이 자리를 잡는 듯 했다.
벤처버블이 꺼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엔젤투자의 날개는 꺾이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했던 벤처캐피탈과 달리 엔젤투자자는 시장 붕괴를 견디지 못하고 무스히 스러졌다. 지금까지도 국내 엔젤투자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붕괴는 생태계 조성 실패로 이어졌다. 국내 벤처 투자 시장엔 엔젤투자자를 위한 제도나 교육방안 등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했다. 엔젤투자자 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열악한 생태계는 잠재적 투자자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의사를 접게 만들었다. 악순환이다.
엔젤투자는 일종의 브릿지(Bridge) 캐피탈이다. 투자기업인 벤처캐피탈이 규모의 문제 등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해 규모를 키운 후 기업이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도록 도와주는 다리가 엔젤투자다.
엔젤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벤처캐피탈 투자 시장에 나올 매물이 줄어든다는 얘기도 된다.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을 만한 회사가 줄어들수록 경제가 활기를 잃게될 것은 당연한 예측이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도 몇 안되는 매물에 투자가가 몰려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Valuation)의 투자활동을 벌이기 어렵게 된다.
벤처 버블 붕괴 이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모태펀드를 통한 정부 자금 투입이 대부분이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LP)가 LP로 보조를 맞췄다. 일부 대기업이 신사업 발굴을 목적으로 벤처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사실상 그게 전부였다. 벤처캐피탈의 투자 경향도 10억원 미만의 초기기업 투자보다는 PEF 투자나 메자닌, M&A 등으로 쏠리고 있다.
환영할만한 움직임은 감지된다.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도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일부 벤처캐피탈은 3억원 수준의 초기기업 투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일부 기관을 중심으로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도 준비되고 있다.
새해를 맞았고 벤처기업 육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벤처 2.0'이란 의제도 설정됐다. 벤처기업 육성이 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란 주장엔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동의하고 있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려면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 중에도 최하위 영역에서 자금을 집행해 벤처기업을 키우는 엔젤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엔젤투자'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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