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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0년 01월 22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문제가 저축은행 업계의 숙제라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저축은행 업계 경영진은 뻔히 보이는 PF 여신에 대한 '집중 위험'을 회피할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손실을 각오하고라도 수익성 높은 PF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업체별 차이는 있으나 아직까지 PF 대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사업 부서를 폐쇄하는 움직임은 없다. 저축은행의 PF 여신은 지난해 크게 줄기는 했지만 후반부터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PF 집중도가 높았던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2008년 후반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PF 여신을 크게 축소(1조1205억원)했다가 지난해 하반기(1조2117억원)에는 다시 늘렸다. 규제 강화와 부실 가능성 증가에도 불구 PF만한 수익사업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8936억원에서 9278억원으로 다소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20%의 수익률을 보이는 PF대출은 분명 매력적인 영업"이라며 "수신자금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자금 운영처는 한계가 있어 PF 사업이 위축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최악 상황 비켜가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가 2007년말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도율 40%, 담보회수율 40%의 상황이었다. 절반 가까운 대출이 부실에 빠진다는 가정이었다. 이 경우 BIS비율은 5.83%로 뚝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 평균 수치는 당시 시뮬레이션 결과 중 가장 양호한 단계에 그쳤다. 위기의 충격이 견딜만했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저축은행의 BIS비율은 대부분이 8%를 넘고 있고 1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시중 은행 기준(약 12%선)에는 못미치지만 저축은행 업계 권고 라인(5%)을 일단 지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제어 가능한 수준이다. HK저축은행의 연체율 수치는 수년간 PF 대출이 거의 없었고 과거 부실 털기의 막바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도 금융위기 이후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떼일지도 모르는 부실채권)비율은 9.3%(’08.6)에서 8.8%(’08.12)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부실 PF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자산운용사 등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장부 뒤 숨은 부실채권이 복병
문제는 장부상 뒤에 감추어진 부실이다. 통계 불신이 배경에 있다. 대형 저축은행 한 임원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와 실제 부실화된 채권의 수치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자사 통계에 큰 신뢰를 안두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캠코에 매각한 PF 역시 부실 가능성이 큰 PF를 따로 떼어내 '배드뱅크'처럼 한 곳에 몰아넣어 개별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향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매각한 PF 채권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한다면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는 사후정산 계약 등으로 재무 건전성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대형 저축은행 한 임원은 "부실을 잠시 파킹해 둔 셈"이라며 "사후정산 방식으로 매각했기 때문에 PF 사업장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가치가 떨어지면 추가 부담이 지속해서 생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물론 PF 가치가 오르게 되면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
상위 대형저축은행 대부분이 이런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에 총 7조원 가량의 PF 채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아마 2~3년 정도 지나야 PF 부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것 이외에 해결 방법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의 경우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중”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주택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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