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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구도 조성 실패..후보 이탈 움직임도 DSME · STX "시너지 의문"· 해외사 "인수의지 불투명"..채무조정 불구 흥행 미지수

박창현 기자공개 2010-03-09 08:00:43

이 기사는 2010년 03월 09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STX그룹,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까지 대한조선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외견상 최적의 경쟁 구도가 마련된 셈이지만 여전히 인수 성사를 예단할 수 없다.

업계는 조선업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가 요구되는 신생 조선소 인수에 적극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 후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면서 후보군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조선과 STX 등 국내 후보군의 경우, 대한조선을 인수한다 해도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는 만큼 의사결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해외 투자자들도 인수의지가 불분명해 최종 입찰에 참여할지 미지수로 남아있다.

조선분야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세계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7968척, 4억9240만DWT(재화중량톤수)로 나타났다. 수주잔량이 5억DWT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수주난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과 STX로서는 생산능력(캐파) 확대 차원의 조선소 인수가 필요없는 상황이다. 대한조선이 국내 선박 건조 시설 확충을 위한 최선의 카드가 될 수는 있지만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감내해야할 위험요인이 너무 큰 셈이다. 이에 두 후보 모두 "검토 수준에서 대한조선을 보고 있다"며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인수 후 1조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투자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후보들은 인수 후 주력 선종인 LNP선(LNGCarrier), VLCC(초대형 유조선) 등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제2도크를 추가 건설해야 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제1도크는 Cape size급 벌크선 건조에 최적화돼 있어 규모가 큰 고부가치 선박을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한조선 제1도크의 폭은 72m에 불과하기 때문에 LNG선과 VLCC를 병렬방식으로 연속 건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고부가 가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대단위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벌크선만 만들어온 대한조선 인력에 대한 장기간의 재교육이 요구된다. 연속 작업이 이뤄지는 조선 공정 특성상 생산인력의 선박 건조 노하우는 생산효율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인수자는 약 1조원이 소요되는 제2도크 건립과 생산인력 재교육을 마친 후에야 인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과 STX가 대한조선 인수전에 참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두 기업의 주채권은행이며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란계 투자회사인 Ghadir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계 해운사 등 해외 인수후보들의 본입찰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대한조선 인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두 후보 중 한 곳은 아직까지 실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본입찰이 이달 중순에 예정돼있어 인수 의사를 접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어느 후보하나 대한조선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곳이 없다"며 "대한조선 M&A의 경우 외관상 경쟁 구도가 조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유력 인수후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보들의 이탈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매각 초기 대한조선 인수를 검토했던 한라중공업과 S&T중공업은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 인수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각실패 위기감이 고조되자 고자세로 일관했던 채권단도 M&A전략을 수정했다. 채권단은 당초 "대한조선이 영업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채무조정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수자의 채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채무 재조정과 출자전환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하지만 후보들이 이미 채권단의 채무 재조정과 출자전환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경쟁구도 조성에 도움이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대한조선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이달 중순경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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