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표류..풀리지 않는 해외법인 건설 비중 갈수록 축소..해외법인 실적 악화 이어져
이 기사는 2010년 03월 15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출자한 해외법인은 홍콩 법인을 통해 출자한 사이프러스, 덴마크, 필리핀 법인(수빅조선소)을 더할 경우 모두 8개다. 이들 해외법인은 지난 3년간 12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는 557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하며 한진중공업 재무에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법인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실질적 지배회사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반토막 수준이고 당기손실은 601억원으로 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 전체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동된지 4년이 지난 수빅조선소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풀리지않는 해외법인 실적..수빅조선소 '딜레마'
한국신용평가 정상훈 수석연구원은 "2007년 0.7억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8년 3.4억달러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률도 -52%에서 -7%로 단기간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사업초기 가동률이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HHIC-Phil(수빅조선소)의 영업흑자기조 안착 여부는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도크 가동률 등 수빅조선소의 영업 현황은 정확한 수치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아직 기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전무하디시피 했다. 영도조선소와 수빅조선소를 더해 지난해 신규계약액은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조선 부문의 신규 계약액은 638억원, 해외 부문은 214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직전해의 1조4181억원, 1672억원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수빅조선소의 정상화 지연은 한진중공업 재무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 미수금은 약 4400억원, 매출채권은 4500억원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이 3000억원대에서 5700억원대로 급증한 것도 이와 연관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HIC-Phil의 기업공개 또는 영업 호황으로 상환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런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며 "해외법인의 실적과 한진중공업의 재무상태는 앞으로 더욱 밀접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비중 축소..사업다각화 표류하나
해외법인의 실적 악화와 함께 지난해 한진중공업 재무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사업 다각화의 고전이다. 예컨대 한진중공업은 2006년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분할되기 전만하더라도 조선과 건설의 매출 비중이 52대45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었으나 지난해 50대35로 건설비중이 줄어드는 문제를 드러냈다. 영업이익 비중은 58대34에서 54대12로 건설 부문의 비중축소가 두드러진다.
불황기 조선업계가 기댈 수 있는 언덕 중 하나는 사업다각화다. 선박건조에 집중된 사업 리스크를 플랜트 및 건설 분야로 넓혀 전체 매출에 안정감을 주자는 것이지만 뜻대로 안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건설 업황 부진으로 조선 부문 비중이 더 커졌다. 매출에서 기타 부문(필리핀 수빅조선소 운영법인인 'HHIC-Phil'에 대한 기술지원과 자재공급)이 수빅조선소와 관련된 영업이므로 이를 더할 경우 조선업 집중도는 65.1%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42.6%)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빅조선소 가동에 따른 과도기적 상황으로 봐야 할 지, 사업 포트폴리오의 근본적인 한계일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수의 조선업체가 플랜트 영업 비중을 높여 선박 수주를 하지 못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한진중공업도 수빅 조선소 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건설 공사 신규 계약이 지난해 9000억원 가까이 늘어 올해 실적에서는 균형을 잡아갈 단초는 마련됐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더라도 관급공사에서 만회가 가능할 수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저가 선박 건조 수주를 할 바에야 아예 수주를 하지 않는 편이 낫고 대신 다른 분야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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