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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社, 콘텐츠 확보위해 개발업체 M&A 추진 NHN 제외한 게임 ‘빅5’ M&A 시장 노크

이상균 기자공개 2010-05-25 14:16:26

이 기사는 2010년 05월 25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들이 경쟁적으로 인수합병(M&A)에 눈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국내에 출시된 게임들은 아이온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했다. 기존 히트작의 아성에 눌려 신작들이 기를 펴지 못한 셈이다.

넥슨의 경우 버블파이터, 에어라이더, 허스키익스프레스, 마비노기영웅전, 드래곤네스트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대박’으로 가려지긴 했지만 2007년 비장의 카드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참패했다. 2003년 리니지2를 선보인 이후 수년째 히트 게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CJ인터넷의 경우 프리우스, 심선온라인, 네오위즈는 NBA스트리트2, 진삼국무쌍, 드래곤볼온라인 등이 실패를 맛봤다.

게임 개발 비용도 치솟고 있다. 게임 내부에서 동작하는 모든 것들을 관리하고 제작하는 게임엔진만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개발에 5년간 230억원을 쏟아부었다.

게임업계는 두 가지 방향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개발보다는 국내 게임개발사를 인수하는 방안과 인수한 게임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안은 게임사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풍부한 현금유동성 덕분에 가능한 선택이다. 국내 게임이 여전히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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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개발사 인수도 적극적

최근 3년간(2007.1~2009.5) 게임업체간 주요 M&A 19건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퍼블리싱(유통) 업체가 개발사를 인수하는 형태다. 52.6%인 10건에 달했다. 유통업체가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SK텔레콤은 엔트리브를 인수했고, 넥슨은 실버포션·시메트릭스페이스·코프슨스·엔도어즈·게임하이 등을 M&A했다. CJ인터넷은 씨드나인을, 엔씨소프트는 넥스트플레이를 사들였다. NHN을 제외한 ‘빅5’가 모두 인수자로 나선 것이 특징이다.

박현창 CJ창업투자 심사역은 “대형 게임사의 경우 스튜디오 형태의 초기 개발사에 1억~2억원씩 수십 곳에 투자하기도 한다”며 “투자한 곳 중 1~2곳만 대박이 터져도 본전을 충분히 뽑는다”고 말했다.

해외 기업 M&A는 4건으로 21%를 차지했다. 일본의 겅호온라인엔터텐인먼트는 2008년 2월 그라비티를 3700만달러에 사들였다. 겅호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라그나로크의 총판을 담당했다. 네오위즈는 2007년 11월 일본사업 강화를 위해 게임온을, 같은해 12월에는 미국사업 진출을 위해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HPE)를 인수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일본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YNK재팬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M&A가 우회상장의 방편으로 쓰인 사례도 2건 있다. T3엔터테인먼트의 한빛소프트 인수, NHN게임스의 웹젠 인수가 대표적이다. 피인수된 한빛소프트와 웹젠이 한때 잘나가던 게임사였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유통을 맡아 PC방 붐을 일으켰고, 대작게임 '헬게이트:런던'을 야심차게 선보이기도 했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의 선풍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한 1세대 게임업체다.

이밖에 엔도어즈의 크레이지박스 인수와 와이즈캣의 스튜디오혼 인수는 흔치않은 개발사간 M&A로 꼽힌다. CJ인터넷의 경우 지난 3월 PC방업체인 미디어웹을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사 M&A = '포커판'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사간 M&A가 마치 포커판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M&A 과정을 주관사나 법률자문사 없이 당사자끼리만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점과 협상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인수 금액 산정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게임 M&A 시장은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도 깊게 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도 외부에서 주관사 선정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해 당사자들끼리 협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에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업체간 인력 이동이 워낙 활발해 서로의 사정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M&A가 프라이빗(private)하게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정 인수 금액을 산정하기도 쉽지 않다. 게임의 수명은 보통 3~4년이다. 기존 매출 및 영업이익이 유지될만한 기간이 짧다는 얘기다. 현재의 게임보다는 개발 중인 신작에 향후 성패가 걸려있는 구조다. 하지만 이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다보니 보통 회계장부상의 수치를 보고 측정할 수 있는 적정 인수가가 게임업계에서는 무용지물이 돼버린다.

한 게임개발사 임원은 “협상장에서 서로의 패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인수가를 예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매수자 중심의 M&A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인수희망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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