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평사-민평사 모두의 실패? 자회사에 발목 잡혀…유효 등급·BIR 모두 BBB+등급

김은정 기자공개 2010-05-28 16:19:22

이 기사는 2010년 05월 28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이 국내 신용평가사와 민간 채권평가사 등급산정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워크아웃 대상 기업이 계속 투자적격등급에 머물러 있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신평사가 건설사를 자회사로 둔 모기업에 대한 평가에 있어 실질적인 사업·재무적 리스크(위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유효 신용등급·BIR 모두 BBB+…투자적격등급에 머물러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의 유효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 한국신용평가와 한신정평가에서 부여 받은 것으로 2008년 말 A-에서 BBB+로 내려온 이후 계속 같은 등급이 유지되고 있다.

시장수익률 유추등급(BIR)도 유효 신용등급과 별반 차이가 없다.

KIS채권평가에서 산정한 3년 만기 현대시멘트의 회사채 수익률은 7.93%(27일 기준)다. 동일한 만기의 BBB+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KIS채권평가 기준)이 8.21%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현대시멘트의 평가 수익률이 더욱 낮은(채권가격이 높은) 셈이다.

나이스채권평가도 현대시멘트의 BIR(27일 기준)을 BBB+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2008년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급등하면서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영업효율성을 보여왔다.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한 데다 투자유가증권 처분 손실까지 발생해 682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 환율과 유연탄 가격 등이 안정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시멘트 판매단가 인상이라는 호재가 겹쳐 숨통을 틔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서 터졌다. 성우종합건설 회사채는 현대시멘트의 지급보증으로 BBB+등급을 보유한 상황이다. 현대시멘트가 지분을 100%를 보유한 성우종합건설은 모회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적극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했다.

현대시멘트는 투자자산 매입(ABCP·CP)을 통해 성우종합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고 동시에 8000억원을 웃도는 보증을 제공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이 제공된 사업장 중에서 분양실적이 양호한 현장도 있었지만 입주지연에 따른 재무부담이 계속 있었던 것이다.

특히 PF 보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분양예정 현장의 경우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img1.gif

◇성우종합建 리스크, 신용도 제약…신평사 애써 '외면'

자회사 리스크는 현대시멘트의 신용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돼왔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무부담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신평사들은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고수했다.

성우종합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현장의 분양율이 양호한 수준인 데다 현대시멘트의 영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감축을 계획하고 있어 신용도 유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시멘트의 신용등급에 성우종합건설의 PF 부담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번 워크아웃을 계기로 직접적인 PF 우발채무 부담이 아닌 한 다리 건너서 PF를 보증하는 행위에 대한 평가 이슈가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성우종합건설의 PF 리스크를 과소 평가해 현대시멘트의 신용등급을 책정한 경향이 있다"며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지면 회사채 신용등급을 CCC로 하향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 현대시멘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시멘트와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이 상대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던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건설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은 결국 시멘트업계가 아닌 건설사 PF관련 이슈"라며 "BBB등급 건설사가 지금까지 A등급 건설사를 지탱해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A등급 건설사도 완충지대 붕괴에 따른 불안과 위기를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사를 자회사로 둔 업체들의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내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