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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당국, 막판까지 '밀당'..희비 엇갈려 감독당국 구조조정 의지 강해..일부 채권단과 이견 노출

문병선 기자공개 2010-06-25 16:53:28

이 기사는 2010년 06월 2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술 한 잔 먹었느냐?".

2010년 기업신용위험 평가를 총괄한 금융감독원과 채권단은 회의 자리에서 우스개 소리로 이따금 이런 질문을 주고 받았다. 주로 감독원 관계자들이 질문을 던졌다. 업체 로비를 받았느냐는 우회적인 질문이다.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업인데도 신용평가 결과가 좋게 나올 경우 뒷감당이 어려워질 수 있어 농담 반 진담 반조로 슬그머니 서로의 의중을 들여다볼 요량에 이런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 만큼 이번 건설업 구조조정을 대하는 감독당국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고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건설업을 잘 아는 대통령이 있는데 서툴게 구조조정을 할 수가 없었다"며 "일부 건설사들의 속 내용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정도도 안좋은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채권단은 지난 4월부터 3차 기업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소위 말하는 '밀당(밀고 당기기)'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채권단은 기업 회생 가능성을 높이길 원한다. 채권 부실화보다 지원을 통한 정상화가 은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금감원은 강한 구조조정을 원했다. 조금이라도 부실 징후가 있으면 봐주지 않았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막판까지도 어느 건설사가 C등급을 받는지 B등급을 받는지 확정되지 않았다. 심지어 발표날인 25일 오전에도 C등급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는 일부 건설사의 사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밀당'의 대상이 된 대표적인 건설사는 J사다. 은행에서는 끈질기게 B등급을 부여하려 했으나 금감원에서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막판까지도 결정이 유보됐다가 최종 C등급으로 분류됐다.

N사 역시 C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대주주 지원만 있었다면 은행 지원을 통해 정상화될 수 있는 B등급을 받을 수도 있었다. 채권단과 감독 당국 관계자들, 그리고 N사 관계자들이 여러번 회의를 했다. 그러나 결국 대주주 지원이 없어 무산됐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진짜 그룹에서 도와주는 곳, 그룹에서 뒷받침해주는 곳은 B등급 이상을 받았으나 N사의 경우 대주주가 지원 여력이 없어 결국 C등급이 됐다"고 했다. 반면 N사와 달리 진흥기업이나 두산건설은 대주주의 지원이 확실해 C등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걸러내기가 반복되면서 훨씬 정교하고 정확한 평가 결과가 도출됐으나 부작용도 나타났다. 감독당국의 강한 구조조정 의지를 읽지 못한 일부 채권단이 불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의견을 무시한채 지나치게 압박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의견은 다르다. 금감원 같은 관계자는 "건설사, 특히 주택 전문 건설업체의 재무는 속이 시커멀 정도"라며 "이런 회사를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채권단이 안이하게 평가해 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며 "하지만 5% 정도의 부작용이 전체 큰 흐름을 가릴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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