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20% 저렴한 요금제로 승부..시장은 '글쎄' 번들링 추세 대응책 부족...경쟁사 조 단위 마케팅 비용 극복 필요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6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제4이동통신자로 도전하며 2016년 880만 가입자를 자신하는 이유는 저렴한 요금제다. 이명박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통신요금 대폭 인하에 정면 부합하겠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KMI가 방통위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MI가 제시한 요금제는 기존 이통 3사보다 20% 가량 싼 것이 사실이다.
◇"20% 저렴한 요금제로 승부" vs "통화품질·브랜드가 중요"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이 무조건 가격이 싼 요금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체면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통신 브랜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LG U+의 가족요금제 '온국민은 요(yo)'도 가격이 저렴하지만 시장 판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KT와 LG U+ 등 후발주자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수없이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장악하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 U+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 12월 당시 54.2%, 26.2%, 19.5%였다. 번호이동제가 실시돼 이통시장이 무한 경쟁체제가 됐지만 시장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8월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은 50.6%, 31.3%, 17.9%로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성격이 급한 국내 소비자들은 통화품질과 A/S에 조금만 불만이 생겨도 곧장 항의전화를 걸곤 한다”며 “시장에서 검증을 받지 못한 와이브로 기술이 일정 수준의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통시장 '번들링' 추세 대응책 부족
KMI가 880만 가입자 확보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이동통시시장의 번들링(bundling) 추세와 경쟁사의 조 단위의 마케팅 비용이다.
통신전문가들은 번들링에 대한 KMI의 대처법이 아직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번들링이란 이동통신 서비스와 케이블TV, 초고속 인터넷, 무선랜 등을 함께 묶어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유무선 결합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동통신 3사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KT의 KTF 합병,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 등이 번들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KMI는 전국에 와이브로 망을 깐 뒤 휴대폰,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 휴대인터넷망 인프라와 서비스 플랫폼은 주주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에게 공급하고 휴대인터넷 영업은 사업제휴사만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
하지만 MVNO 중 이동통신 관련 사업자가 전혀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MI가 이동통신 사업 추진을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케이블TV 사업자, IPTV 사업자,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등을 주주로 영입했어야 했다”며 “지금의 주주 구성으로는 번들링에 필요한 기술력을 전혀 제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MI가 할당받은 2.5㎓대역 와이브로용 주파수 40㎒폭(2580~2620㎒)만으로 번들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음성 및 데이터 양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KMI의 주파수가 이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연간 마케팅 비용 360억원..경쟁사, 조 단위 물량공세
KMI가 사업초기에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약점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사실상 성장이 멈춘 상태로 기존 3사의 아성이 견고하다. 이 상황에서 KMI가 펼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이동통신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길 밖에 없다. 자연히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무선분야에 쏟아 부은 마케팅 비용은 5조8500억원 정도다. SK텔레콤 2조9800억원, KT 1조8300억원, LG U+ 1조400억원 순이다. 유선분야까지 합치면 8조200억원에 육박한다. 무선분야의 경우 전체 매출의 25.5%를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KMI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KMI가 2016년까지 책정한 광고선전비는 연간 365억1300만원에 불과하다. MVNO 사업자는 91억2800만원이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사업자가 워낙 많다보니 애시 당초 조 단위 마케팅 비용 투입은 불가능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위 업체인 LG U+도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서 1조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익률에도 악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그룹의 지원을 받는 LG U+도 이 지경인데 KMI가 어떻게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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