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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유동성 넘친다, 키워드는 저위험·대형화

이상균 기자공개 2011-01-07 10:00:50

[편집자주]

이 기사는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thebell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 매거진 thebell insight : 2011 Korea Capital Market Outlook 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7일 10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조합 결성금액은 1조4462억원인데 신규 벤처투자는 8590억원에 불과하다. 펀드레이징(fundraising)을 통해 결성된 조합의 규모가 커졌음에도 벤처캐피탈들이 ‘저위험’ 투자로 일관하며 몸을 사리는 이유는 뭘까. 주요 벤처캐피탈의 2011년 기업 투자-투자금 회수 전략과 함께 초기기업 투자 비중이 8년만에 반토막 난 배경을 짚어봤다.

2011년 벤처캐피탈 업계의 화두는 '투자규모 대형화'와 '저위험 투자'로 요약된다.

투자 규모의 대형화는 2010년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을 통해 결성된 조합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건당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전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초기 기업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기업공개(IPO)를 1~2년 앞둔 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될 전망이다.

◇벤처캐피탈, 투자 증가 속도 더뎌

2010년 벤처투자 시장은 펀드레이징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실제 투자 집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IPO에 한정된 투자금 회수(exit 엑시트)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엑시트 시장의 활성화 없이는 벤처투자 증가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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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까지 결성된 벤처투자 조합은 총 59개. 결성금액은 1조4662억원에 달했다. 2009년 1조4089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결성금액은 지난 2008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조합약정 총액도 7조5709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7조원대를 넘어섰다. 2003년 3조8908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2009년(6조6121억원)보다는 약 1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조합에 돈이 몰리는 속도를 실제 투자집행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0년 10월까지 신규 벤처투자는 8590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2009년을 살펴봐도 신규투자는 9917억원-7247억원-8671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조합 약정 총액이 2007년부터 매년 1조원 가까이 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더딘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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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이 펀드레이징에는 사활을 걸면서 투자에는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 유동성공급자(LP)의 태도 변화가 심상치 않다.

기획재정부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2011년 중진계정 출자금을 320억원으로 책정했다. 기존에 운용중인 조합 청산을 통해 유입되는 예상 배당금(약 500억원)을 감안하면 8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05년 모태펀드 설립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시장에 자금이 많이 풀렸고 △모태펀드가 2010년까지 출자한 자금이 1조원을 돌파(1조2691억원)했으며 △2010년부터 조합 자금집행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이 같은 투자 부진에 대해 국내 엑시트 시장이 IPO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2010년 10월 기준 국내 엑시트 시장은 IPO가 73.9%, 기업 인수합병(M&A)이 26.1%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미국 엑시트 시장은 2010년 9월 기준 IPO가 21.9%, M&A가 78.1%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업인들이 M&A를 꺼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M&A 활성화를 통해 엑시트 창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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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투자 규모는 대형화

벤처캐피탈들은 2011년 투자 시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일단 올해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투자 압박에 시달리는 벤처캐피탈들이 눈에 불을 켜고 유망한 투자기업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설사 발굴했다 하더라도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투자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단가를 높게 부르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에 성공해도 나중에 높은 수익률을 장담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벤처캐피탈의 투자 형태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거에는 괜찮은 기업이 있으면 3~4개의 벤처캐피탈들이 달려들어 투자를 단행했다.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하면 4개 벤처캐피탈들이 25억원씩 나누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100억원을 1개 벤처캐피탈이 단독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0년만 해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맥스로텍에 80억원,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루트제이드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스타코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벤처투자 정보센터에 따르면 2002년 신규조합 평균 결성금액은 73억원이었지만 2010년에는 248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벤처캐피탈의 초기기업 평균 투자금액은 2010년 3분기 14억6000만원으로 전년동기 12억7000만원에 비해 2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투자조합이 대형화 되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만한 여력이 충분해진 것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조합 규모를 500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10개 기업에 50억원씩을 투자해야 사후 관리가 수월해진다”며 “이 같은 투자 대형화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필 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1본부장은 “투자를 꾸준히 잘해온 곳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준 높은 시스템과 관리능력을 유지하고 좋은 심사역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 IPO 기업투자 확대..신성장산업·부품소재 기업에 눈길

사람이 나이를 먹고 재산이 많아지면 안정성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벤처캐피탈도 마찬가지다. 투자 규모가 커지다 보니 리스크가 높아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조합에 출자한 LP들의 눈치도 안 볼 수가 없다. 자연히 초기기업 투자보다는 IPO를 1~2년 앞둔 안정적인 기업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2002년만 해도 초기 기업(설립 1~3년)에 투자한 금액은 3921억원으로 63.4%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중기 기업(3~7년)에 1734억원이 투자돼 28.0%, 후기 기업(7~14년)에 522억원이 투자돼 8.4%를 차지했다.

2010년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2010년 10월 기준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30.1%로 8년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투자금액도 2590억원으로 15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후기기업 투자는 3743억원으로 43.5%, 중기기업 투자는 2257억원으로 26.2%를 차지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소기업청에서 초기 기업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쉽지가 않다”며 “LP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고 있고 투자심의위원회의 검토도 까다로워져 초기 기업들이 심사를 통과하는게 수월치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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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업종은 일반제조와 생명공학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정부의 녹색·신성장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에너지 절감, 리튬 2차전지, 신소재 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증가 추세다. 이 분야의 2010년 3분기 투자규모는 1074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투자 규모(1105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벤처투자 비중에서도 29.9%로 1위를 차지했다.

생명공학 분야는 줄기세포, 유전자 조합, 바이오기기 등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이 분야의 2010년 3분기 투자 규모는 472억원. 상반기 투자액 231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이머징 시장(emerging market)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내 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틈새 산업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곳이 휴대전화 단말기와 LCD 등 부품 및 IT산업이다. 과거 7~8년전만 해도 높은 수익을 안겨줬던 산업이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LED 산업의 대두에도 불구하고 실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상당액의 투자가 집행돼 산업 고도화가 이뤄졌고 현재의 당면 과제는 단가인화와 효율성 높이기라는 것이다.

홍종일 엠벤처투자 전무는 “최근 각광을 받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벤처투자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2차전지, 태양력, 풍력 등은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기 때문에 많아야 백억원 단위인 벤처투자와는 급이 다르다”고 말했다.

◇주요 벤처캐피탈 2011년 투자-회수 전략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011년에 2개 조합, 총 70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추진한다. IT 및 바이오 기업 등에 총 4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초기기업부터 IPO 직전 기업의 투자와 M&A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기술집약적인 업체의 소규모 주식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중국 등 해외투자와 SPAC 설립 등을 고려하고 있다.

2011년 엑시트는 총 640억원, 이중 처분이익으로 27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220억원은 IPO와 장내매도로, 70억원은 M&A, 40억원은 장외 또는 세컨더리(secondary) 펀드에 매각, 30억원은 전환사채(CB)의 상환 등으로 계획하고 있다.

네오플럭스는 투자금 소진 상황에 따라 2011년 상반기 이후 50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계획 중이다. 국내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제휴할 수 있는 해외 출자자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초기기업 및 중견기업에 500억~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초기기업의 경우 10억~20억원, 중견기업의 경우 50억원 안팎을 고려하고 있다. 투자분야는 원전, 풍력 등 신성장동력 부문과 첨단 IT 융합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엑시트는 주로 IPO를 통해 실시하되, M&A, SPAC 등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LB세미콘, LTS, 신흥기계 등에서 400억원 이상을 엑시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L인베스트먼트는 PE펀드 500억원, 벤처펀드 200억원 등 총 70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관리자산(AUM)을 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M&A,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CB 인수 등 메자닌(mezzanine) 및 성장단계의 중소 벤처기업, 기술력을 보유한 초기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병행할 예정이다. 엑시트는 디스플레이용 커넥터 업체인 씨넷, AMOLED 장비업체인 아이씨디와 비아트론,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테크윙, 매연저감장치용 소재 업체인 세라컴, 반도체용 전원장치 업체인 뉴파워프라즈마 등 6개 기업의 IPO를 통해 150억원~200억원의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1년에 일본 금융회사와 함께 해외투자조합을 만들 예정이다. 규모는 300억~500억원이다.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기업에 주로 투자할 방침이다. 또한 2011년도 농식품투자조합 운용사 선정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이 조합은 2010년 547억원 규모에서 2011년에는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성 바이아웃펀드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투자는 주로 녹색, 농업, 부품소재 벤처기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엑시트는 IPO에 의존이 불가피하다. 2010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의 구주를 받아 결성한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3호의 엑시트도 추진한다. 이 조합은 120억원 규모로 아이센스, 제닉, 에누리닷컴, 랩지노믹스, 애드팍테크놀로지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2011년 IPO를 앞두고 있다.

아주IB투자는 벤처투자조합 200억원, 해외투자조합 300억원, 기타투자조합 500억원 등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조합을 결성할 방침이다. 투자는 주로 10~15개의 신성장분야 기업에 이뤄질 예정이다. 벤처기업에 480억원 PE 및 메자닌에 102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엑시트는 IPO를 중심으로 SPAC 등을 통한 M&A를 활용할 방침이다. 아주IB투자는 2개 SPAC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상태다. 최종적으로는 20여개 업체에서 1017억원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투자원금 434억원, 회수이익 583억원으로 이뤄진다.

튜브인베스트먼트는 2011년에 1000억원 규모의 PE조합 결성을 계획 중이다. 현재 주요 LP의 내년도 예산 편성 계획과 투자 분야 등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정책금융공사를 타깃 LP로 고려하고 있다. 주요 벤처캐피탈들이 2009년과 2010년 정책금융공사로부터 펀딩을 많이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2011년에는 경쟁률이 낮을 것이란 판단이다.

투자는 신성장동력 분야 조합(500억원규모), KIF IT전문조합(300억원 규모), M&A 전문투자 조합(400억원규모)을 통해 조합 성격에 맞게 집행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와 IT제조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중 IT제조업 분야의 호황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스마트폰, 테블릿PC 등 유망 IT 제품의 기술 및 부품, 소프트웨어 업체 투자에 주력할 예정이다.

엑시트는 5개 투자 기업의 IPO를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투자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현재의 시장상황이라면 100% 이상의 수익율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의료기기 투자 기업의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의 M&A를 통한 엑시트도 고려하고 있다.

엠벤처투자는 2011년을 PEF(사모투자펀드)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미 2010년 PEF 전담조직을 갖추었으며 2011년 상반기 PEF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모바일 산업과 태양광 및 풍력 등 대체에너지분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부품소재 분야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중화권 투자도 지속할 예정이다.

엠벤처는 투자한 기업들의 본거지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에 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증시에 상장을 한다는 계획이다. 엑시트는 대부분 IPO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국내 SPAC을 통한 회수도 고려하고 있다.

보스톤창투는 2011년 상반기 400억원 이상 규모의 조합 결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IF 또는 정책금융공사가 출자한 벤처투자조합, 글로벌 매칭조합을 예상하고 있다. 2011년 하반기에는 600억원 이상의 글로벌 콘텐츠조합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는 로봇산업, LED산업, 터치패널과 3D기술 업체, RFID 응용산업, 차세대 임플란트 산업 등을 고려하고 있다.

엑스트는 IPO와 SPAC을 병행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프리보드 시장과 해외 주식시장 IPO를 통한 엑시트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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