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시장, 회계법인별 전략은? 유동화 줄고 매각자문 급증…일부 회계법인, NPL 전담팀 논의
이 기사는 2010년 12월 21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실채권(NPL) 시장이 입찰매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회계법인들이 대응에 부산하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금융권의 NPL이 과거의 자산유동화 대신 입찰을 통해 주로 매각되면서, 투자자모집과 자문 능력이 새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면서 NPL 매각 규모도 부쩍 커져 회계법인들의 자문 경쟁도 치열하다. 이 때문에 일부 회계법인에서는 NPL 전담부서를 편성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풍성해진 NPL 시장, 매각자문 수수료도 급증
은행이 부실채권을 매각할 때 주로 회계법인이나 컨설팅회사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다. NPL 매각 자문사는 부실채권 담보자산 실사하고 투자자를 발굴해 거래를 조율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입찰매각 때 자문수수료는 보통 매각규모의 30bp~40bp(1bp=0.01%)수준에서 형성된다. 더벨이 집계한 2010년 NPL 입찰매각(무담보채권, 개인회생채권 제외) 규모는 원금기준으로 4조5941억 원이다. 단순계산으로 30bp~40bp를 적용하면, 137억~183억 원의 수수료 수입이 예상된다.
올해 5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NPL 수의계약은 입찰매각에 비해 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5bp 이하에서 형성이 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유경재 삼정KPMG 상무는 “수의계약은 입찰경쟁과 달리 투자자가 정해져 있어 자문사가 투자자를 조성할 필요가 없다"며 "담보에 대한 실사 업무만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입찰계약과 수의계약을 모두 합친 2010년 NPL 매각자문 수수료로 150억~2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NPL 매각자문 사업의 내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정KPMG 등은 2011년 NPL 입찰매각 규모가 올해와 비슷한 5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특히 내년 은행권이 부동산PF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면 시장이 커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NPL 투자자 층이 투터워지면서 자문사의 할 일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희석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증권사가 NPL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미래에셋증권이 NPL을 인수는 안 했지만 입찰에 참여하면서 흐름을 봤다. 내년부턴 NPL을 파생상품에 담아 운용하려는 증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준섭 삼일PWC 상무는 “투자자가 넓어지면서 은행도 적극적으로 NPL을 매각하며 시장을 키울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면서 자문사가 매각계획을 짜는 것부터 투자자 매수자문까지 일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회계법인 일부, 전략 수정
시장이 커지자 일부 회계법인은 NPL 업무에 대한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부업처럼 여기던 NPL 자문업무를 본업으로 삼겠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올해 매각자문 3위인 딜로이트안진와 5위인 한영E&Y가 그렇다. 두 회계법인은 NPL 전담부서가 따로 없었다. 보통 FAS(Financial Advising Service)본부 아래 재무자문 업무와 구조조정업무 등을 보는 팀이 맡아서 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전담팀을 꾸리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딜로이트안진는 FAS본부 내 RS(Restructuring Service)팀이 NPL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까지 NPL 자문은 부업이었고 구조조정, 기업회생이 본업이었다. 하지만 올해 5000억원의 NPL 매각자문을 한 안진은 NPL 전문인력을 늘리고, 업무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박희석 안진딜로이트 상무는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부서 업무에서 NPL자문이 자치하는 비중이 2/3나 됐다”고 말했다.
한영도 NPL 전담팀을 꾸릴 계획이다. 기존에는 재무자문(TAS, Transaction Advisory Services)본부 아래 NPL을 담당하는 팀이 있긴 했다. 하지만 해당 팀 업무 비중에서 자산실사(Due delligence)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NPL 자문업무였다. 홍득기 상무는 “내년 NPL물량도 올해 정도는 될 것이다”며 “TAS내에 따로 NPL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해 전략을 내년까지 끌고 가겠다는 회계법인도 눈에 띈다. 매각자문 시장을 양분한 삼정KPMG와 삼일PWC는 각각 다른 전략으로 2011년을 준비하고 있다.
삼정KPMG는 회계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NPL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삼정 FAS(Financial Advising Service)본부 소속인 NPL팀은 15명 인력이 전문적으로 매각자문 업무를 전담한다. 삼정 NPL팀은 전담팀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고수할 방침이다.
올해 매각자문 분야 1위를 기록한 삼일PWC는 전담팀을 두기보다 여러 팀이 NPL 업무를 취급하는 '물량공세'방식으로 1위를 수성하겠다는 것이다. 삼일은 Deal business본부 아래 3개팀이 NPL 업무를 제공한다. 각 팀은 고객인 은행이나 투자자에게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A은행을 담당하는 팀은 NPL업무만이 아니라 실사업무, 기업금융 자문 등을 동시에 제공한다. 각 팀 실무자가 3주에 한 번 정도의 정기 회의를 통해 NPL 업무를 조율한다. 서준섭 상무는 “한 개 전담부서가 업무를 맡으면, 틈새가 생길 수 있다”며 “고객 지향적인 팀으로 대응하면 거래를 많이 따내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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