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값싸진 채권..빛바랜 '해태 시너지' 등급상향 후 저평가 심화, BIR은 여전히 BBB급
이 기사는 2010년 12월 20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라운제과에 대한 채권시장의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자기등급과 수익률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시장수익률 유추등급(BIR)은 한 단계 낮게 평가되고 있다.
영업망 통합과 수익성 개선 등 올 들어 해태제과식품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긍정적인 평판을 끌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크라운제과 3년물 회사채 민간채권평가사 수익률(KIS채권평가·17일 기준)은 5.04%다. 크라운제과와 동일한 A-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보다 23bp(0.01%포인트=1bp) 높다(채권가격은 낮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6월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종전 등급 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상향 조정된 이후 자기등급과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조정 직후에는 15~16bp에 그쳤다. 조금씩 차이가 커져 지난 8월 이후에는 꾸준히 20bp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보통 등급이 오르면 채권 수익률은 직전 등급과 새 등급 사이에서 적응 기간을 거치다 제자리를 찾는다. 크라운제과는 적응기간을 거치면서 자기등급과 괴리가 확대된 셈이다.
나이스채권평가 역시 크라운제과의 BIR(17일 기준)을 BBB+로 매기고 있다.
나이스채권평가 관계자는 "BIR은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의 신용등급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낸다"며 "기업에 대한 신용도 전망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료업체는 사업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내수기반이 탄탄해 채권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편이다.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도 점수를 얻고 있다. 이 덕분에 오리온 등 경쟁업체를 비롯한 음·식료업체의 채권 수익률은 자기등급과 비슷하거나 좀 더 낮은 수준에서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라운제과가 이 같은 평가를 받는 건 해태제과식품 인수 당시 늘어난 차입부담과 원재료 비중 등 사업특성이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
크라운제과는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환율변동과 국제 원재료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재료는 소맥과 원당이다. 원당가격은 올 들어 급등했다. 전세계적인 재고감소와 생산국의 이상 기후 때문이다. 하락세를 보이던 가격도 다시 오름세다. 제조원가 대비 원재료 비중은 2007년 65.4%, 2008년 66.2%, 2009년 71.6%로 소폭 높아진 상태다.
업계 성장률이 차츰 둔화되고 식품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강화됐다. 글로벌 브랜드가 늘어나고 소비계층인 어린이 인구는 줄고 있다. 대형 할인점 중심의 유통구조가 공고해지는 것도 가격교섭력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다.
해태제과식품과 통합이 마무리되면서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영업창출현금 유입에도 해태제과식품 인수와 재무적 투자자(FI)의 자본회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은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2258억원. 지난해 말에 비해 192억원 감소했다. 현금창출능력에 비해 과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자비용만 연간 150억원 안팎이다. 단기성 차입금 규모가 64.7%로 단기상환 부담도 높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외형이 크지 않아 추가 성장 등을 위해 외부조달을 하면 부채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바로 나타날 것"이라며 "재무적인 버퍼(buffer·완충장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에 제약이 생긴다"고 했다.
해태제과식품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어 유동성 보강 가능성은 있다. 당장은 해태제과식품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우선이다. 지난해까지 흑자를 보였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잉여현금흐름(CFC)는 올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3분기까지 각각 9억원, 168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회사채 디스카운트(저평가)와 관련해 "지난 6월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이 A-등급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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