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두산캐피탈 증자, 현대중공업의 딜레마 증자 자금 두산인프라 지원용...경쟁사의 선택은

정준화 기자공개 2011-03-29 10:41:44

이 기사는 2011년 03월 2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캐피탈 주요주주이자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이 500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두산캐피탈 유상증자에 참여할 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캐피탈은 조달한 자금을 두산인프라코어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어서 현대중공업이 증자에 참여할 경우 경쟁사를 도와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두산캐피탈은 내달 25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해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주 일반 공모는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실권주는 추후 미래에셋맵스, IMM, 하나대투증권 PE 등 사모투자펀드(PEF) 3사가 인수할 예정이다. 두산캐피탈 지분 40% 가량을 보유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는 이번 증자에 불참한다.

두산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내년까지 금융계열사 분리를 유예받은 상태라 추가로 계열사 지분을 늘릴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증자는 사실상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같다.

이미 증자 물량을 받아갈 대상이 정해져 있음에도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지분율 하락을 원치 않는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캐피탈은 현재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19.99%를 보유 중이며, 자기주식이 19.94%다. 또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9.99%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있다.

두산캐피탈은 과거 연합캐피탈 시절 삼성, 두산, 현대그룹 내 굴삭기 판매와 관련한 계열사들이 지분을 골고루(각각 19.99%) 보유했으나 두산그룹이 삼성그룹의 두산캐피탈 보유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지분을 40%까지 늘렸고, 범 현대가는 20% 지분을 그대로 갖고 있다.

3개 그룹이 골고루 보유중이던 두산캐피탈 지분과 경영권이 두산그룹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현대중공업이 이번 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유지해야할 명분은 약해졌다.

또 두산캐피탈의 증자 목적이 두산인프라코어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두산캐피탈 중국법인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라는 점도 현대중공업이 참여하기 껄끄러운 요인이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중국 굴삭기 판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캐피탈 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은 경쟁사를 지원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판매 시장에서 일본 고마츠, 히타치 등과 함께 '빅 4'로 꼽힌다. 점유율 측면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보다 약간 앞서가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일본 업체들의 중국 내 굴삭기 판매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양사 모두 점유율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이 두산캐피탈 중국법인 지원에 사용되는 것도 중국법인의 현지 금융권 차입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이 중국 굴삭기 판매시장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 지원용으로 쓰이는 증자에 현대중공업이 참여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증자 참여액이 100억여원 수준으로 크지는 않고 현대중공업도 두산캐피탈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소수 지분으로 전락하게 될 경우 배당 정책이나 회사 계획에서도 소외될 수 있고 향후 지분을 매각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증자 참여 여부로 두산캐피탈 주주로서의 지위를 누리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