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27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가치투자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한 운용사의 주식운용 본부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스무 곳 남짓의 헤지펀드와 미팅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할때의 득과 실을 따져본 후 그가 내린 답은 조금 허무하다. 결국은 가치투자가 답이더라는 것.
미국 헤지펀드의 보수체계는 2/20으로 요약된다. 운용보수와 성과보수가 각각 2%, 20%다. 하이워터마크, 즉 펀드가 일정기간 손실이 났을때 그 손실을 만회한 후에 성과보수가 주어지는 조건이기는 하나 투자자들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임에 틀림없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유연한 연봉체계가 거론된다. 한국 자산운용업계의 보수체계는 다른 금융회사나 제조업체의 평균 인건비와 비교해도 특별히 우위가 없을 정도로 경직돼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력있는 매니저에게 합당한 보수를 지불하는 인식의 전환이 먼저 요구되는 대목이다.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 투자를 했다손 치더라도 이에 걸맞는 수익을 돌려받을 여건이 마땅치 않다.
단적인 예가 과세 문제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에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적용되는데, 세금을 피하자고 해외 투자를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매도도 중요 이슈다. 헤지펀드가 구사하는 전략에는 제한이 없다지만 초기의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 위주의 공매도를 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헤지펀드의 운용전략에서 주식 롱숏이 차지한 비중은 33%로 다중전략(17%), CTA(13%), 이벤트드리븐(1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달 초 국회에서 개최된 헤지펀드 정책토론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무차입공매도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만큼, 차입공매도를 일부 허용하는 수준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져야하는데 현재까지 대차거래 시장은 압도적으로 외국인 위주로 전개됐다. 지난해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증권금융을 통해 체결된 대차거래에서 주식을 대여한 비중은 외국인이 78.2%에 달했다. 주식을 차입한 주체도 외국인이 88.2%를 기록했다. 인식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내가 보유한 주식의 하락에 베팅하는게 여전히 못마땅한 까닭이다.
기대에 걸맞게 헤지펀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정비 못지 않게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최근 한 증권사의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 보고서를 내면서, 2007년 헤지펀드 공청회때 느꼈던 벅찬 느낌을 앞머리에 술회했다. 2009년부터 헤지펀드가 한국에도 도입되리라는 기대감에 여의도가 마치 월스트리트처럼 보이더라는 것이다.
4년이 지난 2011년 현재 헤지펀드 논의는 아직도 진행중이고, 여의도는 여의도로 보인다고 한다. 또다른 4년 후 여의도는 아직도 그 여의도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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