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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S-Oil 지분 1조 담보대출 결과는? 자회사 한진에너지 통해 투자..주가 급등하며 평가익 덩달아 늘어

문병선 기자공개 2011-05-06 15:01:12

이 기사는 2011년 05월 06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4년전 S-Oil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자회사를 통해 1조원대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던 대한항공이 오랜만에 웃었다.

석유화학 업종이 주도주로 부각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주식의 지분법 평가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600억에 달하는 이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과 손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이 1조원대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던 때는 2007년 중반이다. 엄밀히 말하면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대출을 받았다. 대한항공이 한진에너지 유상증자에 1조원대 자금을 투입했고, 한진에너지는 다시 유상증자 대금에다 S-Oil 주식 담보대출 자금(약 1조원)을 더해 총 2조1581억원을 투입해 S-Oil 주식 3198만여주(28.4%)를 매입했다.

지분 관계로 보면 대한항공(82.52%)→한진에너지(28.41%)→S-Oil로 이어지는 구도를 만든 셈이다.

다소 무리수로 보였던 당시 거래는 예상대로 약 3년간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했다. 한진에너지는 매년 6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 필요한데 반해 별다른 사업을 갖고 있지 않은 사실상 특수목적회사(SPC)다.

2009년말까지 3년간 약 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S-Oil 주가도 한때 5만원이 붕괴되는 등 매입단가(6만8000원) 대비 약 30% 떨어지기도 했다. 만일 한진에너지가 원금 1조원에 대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할 경우 추가로 유상증자를 해야 하고 대한항공이 여기에 참여해야 하는 악순환이 우려됐다. 한진에너지는 부족 자금을 금융회사들과 맺은 1500억원대 한도대출로 메웠다.

그러던 한진에너지가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먼저 S-Oil 주가는 지난해초 5만원대에서 올해 한때 17만원까지 세배 이상 뛰었다. 상식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의 속성상 마진콜 위험은 거의 사라진 셈이다. 2조원을 들여 매입한 S-Oil 지분 가치는 두배이상으로 늘었다.

S-Oil의 실적은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다. S-Oil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전체 이익과 맞먹는 실적(영업이익 6467억원)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에너지의 실적도 S-Oil 덕에 덩달아 뛰었고, 대한항공 역시 수혜를 입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유가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1% 급감하는 실적 쇼크였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0% 급증했다. S-Oil을 보유한 한진에너지의 지분법 평가익(영업외이익)이 급증하자 대한항공의 지분법 평가익 역시 함께 늘어난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2800억여원중 1000억원이 지분법 평가익이고 이 중 절반이 한진에너지로부터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S-Oil 지분을 보유한 지난 4년의 중간평가를 내려보면 일단 '성공적인' 주식담보대출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사실 주식을 담보로 1조원대의 거액을 대출받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경영권 인수도 아닌 단순 지분 투자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결단이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조 회장은 S-Oil의 대주주와의 친분 관계에다 석유화학 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는 후문이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유가 변동에 민감해 정유회사와의 전략적 제휴가 숙원이었다는 점도 결정에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1조원대 담보대출은 안심할 수 없는 거액이다. 만기(2014년)까지 약 4년이 남았고 3년후엔 원금 상환 부담이 발생한다. 8년간 매년 600억원대 이자를 지급했음을 감안하면 주식담보대출의 손익분기점은 더 높아진다.

지난 4년은 좋았으나 앞으로 4년은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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