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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본드 규제 강화…발행사들 '눈치작전' 발행 계획 전면 취소..대신 "회사채 발행 급증할 것" 전망 나와

김효혜 기자공개 2011-05-09 13:24:14

이 기사는 2011년 05월 09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환당국이 김치본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채권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발행을 예정하고 있던 기업들도 당분간은 분위기를 살피겠다는 입장이어서 연초부터 이어진 외화표시채권 증가세가 한 풀 꺾일 전망이다.

최근 기업들은 '김치본드'로 통용되는 외화표시채권(이하 외표채) 발행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정부가 환율 하락을 우려해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을 견제하면서 외화 자금 조달 통로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CRS) 금리 하락으로 조달금리까지 낮아지자 외표채 발행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 1분기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달러화 등 외표채는 3조3819억원. 이는 작년 같은 기간 5797억원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올 1분기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12조6395억원으로 전체 회사채의 4분의 1이 넘는 26.76%가 달러화 등 해외 통화로 발행된 셈이다.

올해 외표채 발행은 지난 2월 잠시 주춤하다 3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3월에는 55억 5000만 달러, 4월에는 77억 7000만 달러가 발행됐다. 지난 4월 말 현재 총 발행액은 약 209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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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3억달러), KT(2억달러), 기아자동차(4억5000만달러), GS칼텍스(1억달러), 포스코건설(1억4000만달러), 롯데쇼핑(2억달러) 등이 외표채를 발행했다. 주로 AA-급 초우량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웅진코웨이(5000만달러)와 SK건설(30억엔) 등 A급 기업들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외표채 발행을 늘린 것은 발행비용이 회사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 같은 금융기법을 사용하면 고정금리로 원화채를 발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조달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2007~2008년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신종 자금조달 기법이 작년 하반기부터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인 것.

그러나 앞으로는 외표채 발행이 급감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외표채 발행을 강력히 규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표채를 단기외채 급증과 원화강세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외국 통화로 발행한 뒤 원화로 스와프해 사용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 외표채 발행 줄줄이 취소..기업들 '눈치작전'

외표채 발행을 예정하고 있던 기업들은 이를 전면 취소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CJ제일제당과 GS건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CJ제일제당은 3년 만기 2억달러, GS건설은 3년 만기 3억달러의 변동금리부(FRN) 외표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포기했다. 다른 기업들도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한 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외표채 발행을 검토 중이었지만 현재 모두 취소한 상태"라며 "당국에서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데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쪽 투자자들의 인수 여력(Book)이 얼마 남지 않은 점도 외표채 발행을 줄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증권 박형민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이나 유럽계 쪽은 북이 거의 다 찼고 일본계만 좀 남아있는 상태"라며 "규제 문제가 아니더라도 기존에 워낙 발행이 많았던 탓에 더 이상은 인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달비용이 낮아 외표채를 발행했던 것 뿐, 자금이 필요하다면 원화채를 발행하면 되기에 기업의 자금조달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 기업자금 조달, 회사채로 쏠릴까

이에 따라 기업들이 외표채의 대안으로 원화 회사채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단기 차입을 줄이고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 추세인 것을 고려하면 기업어음(CP) 보다는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DCM 관계자는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와 투자자금 소요 등을 고려하면 외표채를 대체할 수 있는 회사채 발행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회사채 만기 물량은 5월 6조4천685억원, 6월 3조8천854억원에 달한다. 7월 이후 11월까지 만기 물량은 매월 2조∼3조원대에 그쳐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12월에는 7조48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현재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외국계 은행들을 상대로 기업들의 김치본드 편법 발행과 관련한 공동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 직후 관련 규정에 대한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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