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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딤섬본드 발행 걸림돌은? 중국 금융 당국 승인 대기·국제신용등급 없어

이윤정 기자공개 2011-06-02 14:01:38

이 기사는 2011년 06월 02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딤섬본드 발행 추진 소식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채권시장에 처음 나선 '신참'에 불과한 CJ가 내로라하는 국내 발행사들도 꺼려하는 딤섬본드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다른 글로벌본드 발행사들과 달리 BNP파리바를 '단독' 주관사로 삼은 것도 특징이다. 국내 발행사들은 투자자모집 등에서 흥행을 위해 다수의 주관사를 끌고 로드쇼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시장에서 딤섬본드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 모집 등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와 CJ에서도 충분한 태핑 후 딜을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 신용등급이나 중국 본토로의 송금이 가능한지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본토로 송금을 허가해 주지 않는다면 발행 추진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될 수 있다.

◇ 국제 신용등급이 없는데…

CJ는 국제 신용등급이 없다. 해외 공모채권을 발행한 적이 없어 S&P나 무디스 등에서 등급을 받을 일이 없었던 것이다. 사실상 국제채권시장에서 문외한에 가깝다.

통상 해외 공모채권의 발행금리는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채권의 유통금리나 최근 발행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CJ는 현재 비교할 동류집단(peer group)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국제신용등급이 CJ의 딤섬본드 발행을 원천봉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딤섬본드 시장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딤섬본드 발행에 신용등급은 핵심 이슈가 아니다. 딤섬본드에 대한 투자 결정이 크레딧 이슈나 금리보다는 위안화의 향방에 달려 있다.

홍콩에 있는 해외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를 보유하고 있는 딤섬본드 투자자들은 대부분 홍콩과 싱가포르 투자자들"이라며 "이들은 크레딧에 따른 장기 투자가 목적이 아니라 위안화 절상을 노리고 위안화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IB 관계자도 "달러 공모채권 투자자인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크레딧에 민감하지만 딤섬본드 투자자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딤섬본드 투자자들은 주로 펀드매니저나 프라이빗뱅킹(PB) 그룹이 많은데, 비교적 리스크 테이킹에 관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등급 이슈가 희석되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올해 3월 유럽계 다국적기업으로는 최초로 발행된 유니레버 3억 위안 딤섬본드의 경우, 홍콩 투자자들은 58%, 싱가포르는 34%를 차지했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펀드매니저가 83%, 상업은행 11%, 프라이빗 뱅크가 6%를 기록했다.

실제로 그간 딤섬본드를 발행한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을 받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발행을 노리는 CJ도 신용등급을 받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관건은 중국 본토로의 송금 문제

전문가들은 등급문제보다 시급한 과제로 자금 유출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 문제를 꼽았다.

딤섬본드를 발행했을 때 홍콩에서 조달한 위안화 자금의 최종 종착지는 중국 본토다. 그 동안 딤섬본드를 발행한 해외 기업과 마찬가지로 CJ도 이 자금을 중국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위안화를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가지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중국인민은행(PBoC)와 재정부(MOF)로부터 자금 송금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밀려 들어오는 핫머니 때문에 유동성 과잉, 인플레이션 압박 등 골치를 앓고 있어 허가에 까다롭게 나올 수 있다.

송금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금의 용도를 밝혀야 한다. 부동산 투자용 자금 등 중국 정부가 제한하는 사용처가 아니어야 한다. 기업의 내부 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운영자금인지 설비투자용인지, 그 외 투자용인지에 따라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해외IB 관계자는 "위안화 송금 승인에 대한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자금 사용처는 중국 내 설비투자비용(CapEx)으로 제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CJ 입장에서는 중국 본토로의 자금 송금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본격적인 발행절차를 밟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CJ와 딤섬본드 주관사인 BNP파리바는 인민은행에 승인 절차는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딤섬본드를 발행한 해외 기업 사례를 보면 중국 당국의 승인에는 4주에서 8주 정도가 소요된다. 빨라도 한달 늦으면 두달 후에나 발행절차가 시작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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