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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고 투자하는 엔씨소프트, 이번엔? 엔트리브 '프로야구 매니저'에 통근 투자..구조조정 여부 관심

이상균 기자공개 2011-07-07 18:27:34

이 기사는 2011년 07월 07일 1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NHN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가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동안 소규모 게임개발사 인수에 주력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앞둔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가 보유한 '프로야구 매니저'와의 시너지를 노리고 통 큰 투자를 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시각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엔트리브 인수 이후로 쏠린다. 인수 이후 엔트리브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지 여부와 엔씨소프트와의 결합 시너지가 얼마나 될지 등이다.

◇'프로야구 매니저'에 통 큰 투자

엔트리브의 지난해 매출액은 348억원.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이 5146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6.7%에 불과하다. 엔씨소프트의 이번 인수 목적이 단순 매출 확대로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현재의 가치보다는 미래의 가치인 엔트리브 신작 게임을 높게 평가해 1000억원이란 거액을 베팅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해 엔트리브의 실적 호조를 이끈 '프로야구 매니저'는 단순히 가격 이상의 가치를 부여해준다. 엔씨소프트가 추진 중인 프로야구 제9구단의 마케팅에 기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매니저를 통해 향후 프로야구 게임에 들어가는 각종 구단 엠블렘 사용권 및 선수 초상권 등의 계약을 좀더 유리하게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 인수에 공을 들였다는 정황은 과거 사례와 비교해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3년간 인수한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지난해 5월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한 것이 전부다. 같은 해 1월에는 제페토의 지분 30%를 인수했지만 경영권 인수는 아니었다. 2건 모두 인수가가 각각 500억원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M&A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소규모 게임개발사와 스튜디오 인수에 주력해 외부에 드러난 것이 많지 않다”며 “퍼블리싱보다는 게임 개발에 주력해온 회사답게 일정 규모를 갖춘 개발사 인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칼 빼들지 여부가 관심

중소형사인 엔트리브 입장에서는 당장 엔씨소프트의 그늘에 편입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의 명성에 기대 마케팅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엔트리브가 개발한 신작 게임을 해외에 진출시킬 때 현지 업체와의 퍼블리싱 협상을 좀더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고위 임원은 “엔씨소프트는 아시아 최고의 게임개발 스튜디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도 MMORPG 분야에서는 스타크래프트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을 개발한 블리자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해외진출을 비롯해 퍼블리싱 능력은 기대에 못 미친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는 지난 5월 북미시장에서 철수했다. 아이온도 서버를 28개에서 4개로 줄였다. 중국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끝에 리니지 1, 2의 퍼블리싱 계약자를 샨다게임즈에서 텐센트로 변경했다.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 인수 이후 기존 경영진 및 조직을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엔트리브의 경영실적이 상승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엔씨소프트다.

일단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회사 인수 이후에도 기존 조직을 크게 손보지 않았다. 게임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넥슨이 게임 지적재산권(IP)을 보고 투자한다면 엔씨소프트는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인수한 회사가 아직 서비스도 시작하지 않은 개발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인수 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할만한 여지가 없었다. 반면 엔트리브의 임직원 수는 250명에 육박한다. 비교 대상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생리상 경영권 매각 이후 구조조정이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엔트리브 내부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인수자가 엔씨소프트라는 점에는 안도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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