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격 평가 40%로 확대…'현대건설 신드롬' 자금조달 계획·경영능력 및 발전 가능성 높은 후보가 유리
이 기사는 2011년 07월 25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경영권 매각을 위한 후보 채점 평가표에서 가격 부문 외 비가격 부문의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대 배정하기로 했다. 통상적인 공적 매물의 후보평가 기준에서 가격과 비가격 부문의 비율이 8대 2, 7대3이었던 걸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다.
주관협 관계자는 25일 "이번 주 내로 후보 채점 기준에 관한 논의를 확정할 것"이라며 "후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비가격 부문은 전체의 40%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에 나선 SK와 STX그룹은 25일부터 하이닉스의 경영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후보 실사(data room due diligence)를 시작했다. 두 후보는 6주간 실사를 벌인 후 각자 인수가격과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확정해 9월 초 실시될 본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본 입찰 이후 주관협에 의해 시행되는 비가격 부문에 대한 평가는 자금조달 계획과 경영 능력 및 발전 가능성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예컨대 한 후보가 인수금을 경쟁자들보다 높게 제안하더라도 그에 대한 합당한 조달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비가격부문에서 상당한 감점을 받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적 매각과 달리 공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서는 최근 몇 년 새 비가격 부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 매각에서는 인수 후보의 '사회적 책임' 평가 항목이 추가돼 비가격부문이 33%로 배정됐다. 지난 현대건설 매각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에 따라 비가격부문이 35%까지 상향됐다.
조 단위 빅딜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가 크고 무리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기업들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당국과 시장의 지적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대우건설 경영권 지분 74%를 6조3000억원에 인수한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무리한 인수금 부담에 의해 인수기업을 재매각하고도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하이닉스 매각의 경우 지난 현대건설 매각에서 불거진 자기자금 증빙시비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주관협 관계자는 "국가적 핵심 산업인 하이닉스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매각하기 위해 후보들의 인수 제안금에서 자기자금과 외부차입금을 명확히 구분할 잣대가 도입될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지난 현대건설 매각에서 나타난 공정성 시비가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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