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조기 분리매각…자산 매각 지지부진 탓 자구안 실행 힘들어 고속사업부 분할 2년 앞당겨 진행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4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고속사업부 분할·매각 안건에 대해 서면 결의를 진행 중이다. 고속사업부에는 중국 고속사업을 관리하는 홍콩지주회사가 포함됐다. 채권단은 물적 분할하는 고속사업부의 순자산 가치가 2000억 원이 되도록 금호산업 부채도 일부 포함시킬 계획이다.
자구계획 원안대로라면 금호고속사업부 분할·매각 안은 2013년 하반기 이후 추진됐어야할 '비장의 카드'였다. 하지만 2012년 내 처리돼야 할 자산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큰 고속사업부 분리 매각부터 먼저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이 체결되고 16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금호산업이 매각한 자산은 지난달 26일 대우건설 2000만 주 블록딜 한 건 뿐이다. 이 마저도 절반 이상의 물량은 매각에 실패해 보호 예수에 걸려있는 상태다.
이처럼 경영 정상화 속도가 더딘 이유는 금호산업이 채권단에 내놓은 자산들이 대부분 매각에 어려운 구조를 안고 있다는 데 있다. 자구안에 포함됐던 자산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38.74%), 대우건설(12.28%), 아시아나항공(32.8%),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100%), 금호리조트(50%) 등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2009년 코아에프지 사모투자펀드(PEF)와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개발 인허가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무산됐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도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퍼시픽스타 등 원매자는 많이 있었으나 베트남 정부의 비협조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대한통운 M&A에 묶어 처리될 것으로 기대됐던 금호리조트 역시 CJ 측의 니즈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분 매각이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오히려 대한통운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50%를 금호산업이 되산 후 금호의 다른 계열사나 제 3자에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금호그룹의 경영권 문제와 연계돼 있어 매각이 실현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호고속도 제 3자보다는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 그룹 내에서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변 관계자들은 판단한다. 고속사업부는 1946년 시작한 광주택시의 전신으로 금호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금호고속의 상징적 의미를 감안하면 경제 논리만으로 대외에 매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부 분리도 금호아시아나 이외의 제 3자 매각만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호산업의 개별 자산 매각이 어려운 실정이라 올 3분기 기준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부채를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안건에 포함된 패키지(집단) 매각 아이디어도 채권단이 2014년까지 경영정상화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제안된 측면이 강하다.
금호산업이 매년 부담해야 할 금융부채 이자만 1200억원대. 이에 반해 지난해 금호산업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EBITDA)은 700억원 마이너스다. 어려운 업황을 감안하면 조기에 순상환 구조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은행이 금호산업 회생을 위해 빚 상환을 연장해주고 추가 자금 지원까지 해줬지만, 이 지원받은 돈이 이자내는 데 다 들어가는 일종의 '밑빠진 독'인 셈이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일단 3조원이 넘는 금호산업의 과중한 금융부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적어도 1조원 이상은 줄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고속사업부와 대우건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및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지분 등을 한 데 묶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이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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