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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등급 상향, 뭐가 그리 급했나" 해외플랜트 성장 인정되지만, 재무안정성 여전히 BBB급 수준

서세미 기자공개 2011-09-01 17:13:39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1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의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사업적인 측면의 개선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재무적으로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이 무리하게 등급을 올렸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달 30일 SK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한 노치(notch)씩 상향조정했다.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중견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증권업계 대부분 크레딧 전문가들은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SK그룹이라는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신용등급 상향에 나선 것은 너무 이르다는 반응이다. 설사 등급을 올려주더라도 등급 전망(outlook)을 먼저 조정하거나 상향검토대상(watch list)에 올려놓고 충분한 분석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크레딧 전문가들은 신중하고 보수적이어야 할 신용평가사들이 시장보다'선행적'으로 SK건설 치켜세우기에 나섰다고 평했다. 마치 주식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매수추천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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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기준 SK건설 3년물 스프레드는 542bp로 현대엠코(A0등급)를 제외한 A+A0 등급의 다른 건설사보다 높다. 그 외 A0등급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태영건설도 SK건설보다 낮은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다.

평가사들의 주요 등급 상향 근거는 해외 플랜트 사업 수주다. SK건설은 해외 사업비중이 높아 국내 주택 경기로 인한 사업 위험이 비교적 낮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주택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수주한 대형 해외플랜트 사업 덕에 매출이 전해보다 18.1% 늘어났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보다 40% 증가한 26162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23조원 수준으로 향후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의 윤영환 상무는 "등급 상향은 좀 무리였다고 본다. 신용등급 평가는 재무적 안전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해외 플랜트 선수금이 재무구조에 충분히 반영되기도 전에 사업성을 기준으로 등급을 올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의 PF우발채무를 포함한 차입금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5월말 기준 PF우발채무 규모는 총 2조 1233억원으로 그 중 반 이상이 만기가 짧은 ABCP로 구성돼 있다.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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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증권 변정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SK건설의 부채비율은 여전히 BBB등급 수준이다. 구조조정 노력이 부족했던 탓에 다른 건설사들보다 재무 건전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입금은 2008년 말보다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차입금은 1조 1824억원으로 2009년말 보다 약 3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공사미수금이 증가하고 선수금이 줄어들면서 운영자금부담이 다시 늘어난 탓이다.

수익성 역시 세전영업이익(EBITDA)기준으로 2009년 이전 수준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논리만 갖고 등급이 갖는 무게감이 너무 크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SK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은 A0등급의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도 높고 A+등급에 비해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이 편하게 반응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등급은 시장에서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등급인데 반해 A0는 고민을 많이 하고 거래해야 하는 등급"이라며 "물론 SK건설과 거래하는 투자자도 많지만 A0등급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M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신용평가사는 선행보다는 후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실적이 충분히 반영되길 기다려 등급을 올리든가 시장에 미리 시그널을 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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