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10월 14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 불가능한 만큼 지역적으로 인접한 국가 간 협력 수준을 높여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14일 머니투데이더벨이 주최한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서 지앙유 왕(Jiangyu, Wang)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시아 국가들 간 지역적인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서방 선진국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선별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기 이전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전면적인 금융 개방을 주장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선 좀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게 왕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아시아의 감독 당국은 금융 서비스를 개방하되 자본계정(Capital Account)에 대한 통제는 유지하는 식으로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 국가들은 다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몇몇 개도국에서는 여전히 과도한 규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왕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서구 국가들이 제시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오해해선 안 된다"며 "동아시아 국가들이 인터내셔널한 측면이 아니라 지역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조심스러운 지적도 이어졌다. IMF 내 아시아 출신 인력의 수는 10년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해도 역시 떨어졌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IMF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많이 했다"며 "한국은 성공 사례로 언급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상황이 악화됐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1997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동아시아에서는 통화 정책 협력, 외환 협력, 응급자금조달 시스템, 양자간 통화스왑 협정 등 국가 간 협력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아시아통화기금(AMF)을 창설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왕 교수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의미있는 기여를 하기는 쉽지 않다"며 "동아시아 국가 간 지역적인 협력이 우선시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한·중·일 3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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