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10월 14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했지만 정작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국적 은행이 정부의 구제금융에 대한 암묵적인 보증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규제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아담 프리처드(Adam Pritchard)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교수는 14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주최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다국적 은행이 대마불사를 빌미로 리스크를 정부로 떠넘겼다"며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규제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가 투자자와 국가, 은행권 모두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IT버블에 대한 불안감으로 실물자산, 특히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출기관들도 50여 년간 모기지 연체율도 낮았고 주택의 특성상 부도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정부차원에서도 선심성 정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모기지 대출을 은행권에 권고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은행들은 차주의 신용도를 철저히 검증하기보다 리스크를 다각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모기지담보채권(MBS)과 같이 자산을 유동화 시켰고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금융상품들을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2006년, 2007년 모기지 연체율이 급증함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꺾였다. 모기지담보채권(MBS)과 같은 자산 유동화에 익스포저가 높았던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은행이 도산하게 됐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 및 금융소비자보호법(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이나 볼커룰(Volcker Rule)과 같은 규제들이 시행됐다.
대공황 이후 가장 야심찬 계획안으로 평가받는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안은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여러 파생상품을 장외에서 장내로 끌어들이고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기자본거래와 반대매매거래에 대한 제한도 주요한 규제 변화 중 하나로 꼽혔다.
프리처드 교수는 이러한 정부의 대응을 두고 "위기의 근원이 됐던 문제들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혁안은 금융위기 발생을 억제하지 못한 규제의 허점들을 보완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모기지 보증기관이었던 패니 매(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대한 개혁이 포함 안 돼 있다. 자본요건이 취약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은행이 자본적정성을 갖추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프리처드 교수는 "은행의 실패를 한 나라가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다국적은행들이 악용했다"며 "국가의 구제금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리스크를 정부에 떠넘기는 도덕적 해이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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