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지구 개발 '성남의뜰'에 시중은행 출자한 배경은 하나·국민·기업은행 참여…사업성 높고 PF 대출 선점효과
이상균 기자공개 2018-07-02 12:07: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8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성남의 대장지구 개발 사업에 시중은행들이 직접 출자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대장지구 개발은 다수의 금융회사들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 공동택지 개발 및 조성을 맡았다. 건설사 혹은 시행사가 아닌 금융회사가 택지조성 전면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는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 고민에 빠져있던 성남시와 대장지구의 사업성에 주목한 시중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한국판 베버리힐스' 목표로 삼았지만
대장지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 일원에 위치한다. 서판교 남쪽에 위치하며 서분당IC와 인접해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인 서판교 터널(가칭)이 개통할 경우 대장지구에서 판교 중심지역까지 차량으로 5분 거리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대장지구를 미니 판교라고 평할 정도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의 면적은 91만 2255㎡다. 계획인구는 1만 5946명(5903가구)이며 사업 기간은 2014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다.
판교에 버금가는 지역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대장지구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성남시와 대한주택공사(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4년 대장동 일대를 ‘한국판 베버리힐스'를 목표로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2010년 6월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대장동 주민들이 민간 개발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잊혀져가던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기존 계획을 수정해 대장동 일대 91만2697㎡를 5914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 이익을 신흥동 제1공단 공원화 사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의 결합개발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1공단 민간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방식을 변경해 대장동 개발을 1공단 공원화와 분리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8월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성남의뜰은 지난해 공동주택용지와 연립주택용지 입찰을 실시해 제일건설, HMG, 금강주택 등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중 공동주택용지는 오는 9월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건설사들은 10월 이후 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급주택은 총 3000가구에 육박한다.
◇민간택지 개발 사업으로 구분, 수익성 높아져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성남의뜰은 주주 구성이 특이하다. 하나은행이 우선주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 기업은행, 동양생명(각각 8.6%), 하나자산신탁(5.38%) 등 금융회사들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증권사와 신탁사들이 참여해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흔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만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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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은행들이 대장지구의 사업성을 꼼꼼히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장지구는 서판교 터널이 뚫릴 경우 동판교까지 차량으로 5분 거리로 가깝기 때문에 택지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택지개발 이후 매각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워낙 우량한 회사이고 책임준공 계약을 맺어 택지개발아 중간에 무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성남의뜰은 현대엔지니어링과 915억원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기간은 실착공일로부터 48개월이다.
성남의뜰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출자를 해 우선주 지분 53%를 보유한 주요 주주란 점도 호재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주로 포함됐기 때문에 인허가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도시개발사업은 명도와 수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택지를 사들인 시행사, 건설사들이 나중에 PF 조달을 하는 과정에서 사업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미리 선점하기 위해 성남의뜰에 지분 출자를 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직접 나서지 않고 성남의뜰을 앞세우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추진동력을 얻었다.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공공택지 사업이 되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다"며 "이렇게 되면 분양 수익성이 낮아져 일반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의뜰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택지 사업이 됐고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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