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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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사태의 진실]자전거래로 '수익률 돌려막기' 가능했을까②환매요청 등 자사펀드간 매매는 예외적 허용…모자형펀드 환매구조 '도마위'

이효범 기자공개 2019-10-14 10:30:17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4: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또 다른 논란 축은 자전거래를 통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이다. 자전거래는 같은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가 투자한 자산을 팔고, 또다른 펀드가 그 자산을 사는 거래를 의미한다.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 85조는 자전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수익자 보호 등을 목적으로 특정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예외적으로 자전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고시하는 금융투자업규정에 명시된 예외적용 조건은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경우일 것(증권시장을 통한 처분 곤란 등) △부도채권 등 부실 자산이 아닐 것 △해당 신탁의 수익자 이익에 반하지 않는 거래일 것 △ 해당 신탁약관의 투자목적 방침에 부합하는 거래일 것 등 총 4가지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자전거래는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자전거래에 제한을 두는 이유 중 하나는 수익률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라임자산운용도 특정 펀드에 편입된 CB를 다른 펀드가 되사주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부터 이같은 의혹을 두고 검사에 착수했다. 아직 검사 결과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고 있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의혹을 두고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펀드간 메자닌 자산을 주고받는 거래를 한다고 해도 수익률을 높이는 게 무의미한 구조라고 보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봤을때 메자닌자산을 펀드간 자전거래를 해서 득이 될게 없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메자닌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는 채권평가사에서 발행사 주가 및 재무상황을 반영해 산정한 ‘시가'로 이뤄진다. 채권평가사가 매 영업일마다 산정한 시가는 사무수탁사로 전달돼 메자닌을 편입한 펀드 수익률에 반영된다. 가령 A펀드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시가 1000원인 CB를 B펀드에 2000원에 매각하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이 경우 A펀드 수익률은 높아지겠지만 B펀드는 시가에 비해 비싸게 샀기 때문에 이 거래로 수익률 하락에 직면할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같은 자전거래가 이뤄졌다면 B펀드 신탁수익자 이익에 반하는 거래라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거래로 해석된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이 불법적인 자전거래를 거래를 실시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까지 드러난 게 없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만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은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메자닌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TRS 거래를 펀드간 혼용해 운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TRS 역시 펀드가 편입한 자산의 일종으로 TRS 기초자산의 수익률은 각 펀드에 투명하게 반영돼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전거래로 A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B펀드에 고가에 매각해 펀드 수익률을 조작한다면 A펀드와 B펀드 수익률에 눈에 띄는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의혹을 받을 만한 거래를 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굳이 시나리오를 써본다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운용사 외부에 있는 제3자를 대상으로 고가에 매각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경우도 제3자가 메자닌을 시가보다 비싸게 사줄 유인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상장폐지 직전의 바이오빌과 파티게임즈 메자닌을 장외에서 제3자에게 처분한 적이 있다. 거래관계가 있는 회사에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었던 메자닌을 매각한 건으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고가에 매각한 거래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 측은 메자닌 채권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시 담보권을 설정하는데 발행기업의 부정적 이슈 발생시 이를 통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외매각에 용이했다고 일축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자전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돌려막기 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것은 펀드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은 모자형 구조로 펀드를 주로 운용해왔다. 메자닌, 사모사채 등에 투자하는 모펀드를 각각 설정하고, 여러 자펀드가 모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다. 특히 개방형 메자닌 펀드를 자펀드로 설정하면서 수익자의 요청에 응해 환매요청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메자닌이나 사모사채는 시장에서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이 자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있을 경우 모펀드의 자산을 매각해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보다, 새로운 자펀드를 설정해 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을 환매자금으로 내주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환매를 요청한 자펀드가 모펀드를 통해 보유했던 투자자산을 새롭게 설정된 자펀드가 인수하는 자전거래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화가 쉽지 않은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를 개방형으로 만든게 구조적으로 쉬운일이 아니다"며 "수익자의 환매요청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적시에 마련하는 게 전제조건인데 지속적인 펀딩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전거래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혹을 증명할만한 거래 정황이 밝혀지기 전에 위법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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