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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코닝 '2대주주 등극' 재무적 영향은 '의결권 9%' 불구 경영 참여 선그어, 지분법·관계기업 인식 안해

김혜란 기자공개 2021-04-09 08:18: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소재기업 코닝(Corning)의 2대주주가 됐지만 재무적인 이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유 지분이 9%에 그치고 경영 참여에 선을 그으면서 관계기업으로 분류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분법 처리 대상으로 변경되지 않아 회계상으로도 변화는 없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코닝의 지분 9%를 얻어 1대 주주인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에 이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이는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코닝에 넘기는 대신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매입하고 7년 후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내용의 계약을 양사가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의 코닝 전환우선주는 삼성전자 연결재무제표상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금융자산으로 분류돼왔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84.78%를 보유한 지배기업이기 때문이다.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금융자산에는 장기적으로 가져갈 제휴 지분증권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보통주 전환으로 2대주주라는 무게감 있는 자리에 올라도 회계상 바뀌는 게 없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피투자자에 대한 의결권 20% 이상을 소유하면 관계기업이 된다. 지분율이 20% 미만이더라도 유의적인 영향력을 소유하게 되면 관계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연결재무제표에서 공동기업이나 관계기업은 지분법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지분법평가에 따른 손익은 영업외손익으로 계상된다.

삼성의 경우 이 두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7년 전 양사가 계약을 맺을 때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이를 위해 코닝의 지분과 지배권에 관련된 삼성의 활동을 제한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삼성이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일부 지분은 코닝에 매도해 보유지분을 최종적으로 9% 이하로 제한하는 것도 7년 전 계약내용에 이미 포함돼 있었다. 경영 관여는 하지 않는 대신 협력 수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코닝 측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소 2028년까지 코닝의 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후 삼성이 지분을 매도하더라도 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에서 이익잉여금으로 항목만 변경된다.

이와 달리 삼성과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기업으로 분류돼 있어 삼성전자 연결회계 지분법평가 대상이 된다. 지분법 손익은 영업외손익으로 잡히는데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지난해 512억원 지분법손실을 냈다. 규모는 미미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엔 마이너스다. 장부가액도 취득원가 대비 43%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타깃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 뒤 중국기업에 매각하면서 사업도 축소됐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와 미국 코닝이 50대50으로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판유리와 타깃 등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해왔다. 타깃은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박막 코팅을 해 투명성과 전도성을 확보해주는 투명 전극재료다.

국내에서 충남 아산(OLED)과 경북 구미(타깃) 사업장을 운영해왔는데 타깃 사업을 맡아온 구미사업장은 매각과 동시에 완전히 정리했다. 타깃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OLED 기판유리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사업 재편 차원이었다.

합작사의 사업적 성과가 그리 좋지 못하지만 이번에 삼성과 코닝의 지분 연결고리는 강화됐단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으로부터 기판 등 재료를 조달하고 있어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협력관계 연장은 코닝의 역량과 진행 중인 기술 협력, 합동 혁신 리더십에 대한 삼성의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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