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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펀드판매 기준강화...ESG 잣대 들이댄다 새 상품 선정 가이드라인, 계열펀드 동일 기준…사모펀드 엄중 잣대, 리스크 관리 강화

양정우 기자공개 2021-06-22 08:13:22
미래에셋증권이 펀드 판매사로서 리스크 관리에 '올인'한다. 상품 선정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조정한 동시에 판매 결정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잣대를 들이대기로 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만 팔겠다는 선언이면서도 증권업계에 수천억원대 피해 금액으로 돌아온 펀드 리스크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 가이드라인을 통과하는 공모펀드가 크게 줄어들고 사모펀드의 경우 판매 심사의 허들을 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달 1일부터 상품선정위원회에서 마련한 새로운 상품 선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게 프로세스 혁신의 취지인 만큼 계열사 펀드여도 엄중히 진단해 라인업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판매 중인 1280개 공모펀드 가운데 선정 기준을 모두 통과한 상품은 400~500개 수준이다. 계열사 공모펀드도 총 396개 중에서 새 기준에 맞는 펀드는 총 111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되는 건 사모펀드 라인업이다. 하우스 스탠스가 보수적 검증으로 굳어지면서 한층 더 엄격한 잣대로 판매 후보를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인지도가 낮은 운용사나 생소한 구조의 사모펀드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기조 속에 ESG 역시 취급 여부를 가르는 툴(tool)로 쓰이기 시작했다. 기존 상품 가이드라인을 모두 통과한 사모펀드이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중시하는 ESG 기준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판매를 불허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지배구조는 물론 다른 ESG 가치와 충돌하면 결국 사고 리스크도 점증할 것으로 본다.

지난 16일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진행 중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증권업계는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에게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삼성젠투, 팝펀딩, 피델리스무역금융 등 10개 상품에 대해 투자 원금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1584억원이다. 증권사마다 최대 실적을 거둔 시점이지만 부담이 적지 않은 액수다.

그나마 미래에셋증권은 라임운용과 옵티머스운용 사태에 따른 피해가 미미했다. 약 90억원 어치 판매한 라임 무역금융펀드 탓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100% 반환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라임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한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수천억원 대 배상금이 현실화되자 판매사 수익과 사모펀드 리스크를 저울질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그간 최고리스크관리본부와 상품선정위원회의 이중 점검을 토대로 리스크가 있는 사모펀드를 과감하게 배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판매사로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의 채널 전략에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사모펀드 운용사가 미래에셋증권을 판매 채널로 확보하는 게 더욱 쉽지 않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상품 가이드라인에서는 공모펀드를 1차로 장기성과 우수펀드와 장기성장·혁신펀드로 분류한다. 장기성과 우수펀드는 4곳의 펀드평가사가 최근 3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된다. 장기성장·혁신펀드는 사내 고객자산배분위원회가 섹터와 테마를 고려해 선별한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판매 상품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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