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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리포트]'순현금만 3조' 현대건설, 2000억 유상증자 나선 이유상장 우선주 9.9만주, 변경된 상폐 기준 해당...우선주 투자자 보호 차원

고진영 기자공개 2021-07-28 07:52: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6일 14: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손꼽히게 탄탄한 편이다. 2008년부터 10년 넘게 순현금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보유자금이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조단위 순현금을 유지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유자금이 이미 넉넉한 만큼 유동성 확보 차원보다는 우선주에 관한 상장주식수 요건이 강화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0만주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9월 2일로 발행가액은 1주당 11만4500원, 총 2290억원이다. 주주배정 증자 방식이며 우리사주조합원 우선배정비율은 20%다.

발행목적에 대해 회사 측은 "운영자금과 해상풍력사업 투자금의 확보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유동자산을 보면 이미 충분한 실탄을 보유 중이라는 점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현대건설의 현금성자산은 5조3926억원,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조8941억원이다. 작년 말 3조258억원보다는 4.4% 정도 감소했지만 순현금만 3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유동비율의 경우 상반기 기준 200.9%, 부채비율은 105.1%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의 총차입규모는 2018년 말 2조 4067억원, 2019년 말 2조 5890억원, 2020년말 2조5098억원으로 매해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2조4985억원으로 다시 감소하는 등 2조5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2019년 14.2%, 2020년 14.0%, 2021년 1분기 12.1% 등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단기차입금 중 2020년까지 계상됐던 72억원의 무역금융 및 1370억원에 가까운 일반자금대출이 2021년 1분기에 상환되면서 유동성이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단기차입금을 웃돌고 있는 만큼 추후 재무안정성이 갑자기 나빠질 가능성도 사실상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굳이 19억원 상당의 발행제비용을 쓰면서 유상증자에 나설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곳간에 쌓인 여윳돈이 충분한데도 유증을 진행한 배경으로는 지난해 발표된 ‘우선주 관련 투자자보호 강화 방안’이 지목된다.

우선주는 특성상 상장 진입 기준이 보통주보다 낮다 보니 주가가 자주, 크게 요동쳐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많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유통주식 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우선주 퇴출 기준을 엄격히 했다. 기존에는 상장주식 수 5만주 미만, 5억원 미만이었으나 20만주 미만, 20억원 미만으로 올렸다. 해당 기준의 적용시점은 올해 10월부터다.

현대건설의 경우 ‘현대건설우’가 9만8856주만 상장돼 있기 때문에 퇴출요건에 해당한다. 이를 전부 공개매수해 상장폐지할 경우 현금 활용성 측면에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해 유상증자를 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1 주당 0.014주가 배정되는데 증자시 증자비율은 1.79%로 희석 부담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 중 990억원을 철근 매입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제철과의 철근 거래를 살피면 2021년 6월 한달간 330억원, 2020년 연간 4500억원의 매입채무가 발생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약 3개월 동안의 자재대금을 증자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철근은 3개월 단위로 발주되며 지급 시기는 올 10~12월이다.

나머지 1300억원은 해상풍력과 관련한 자체 개발형 프로젝트에 쓰일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7개 이상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검토중인 자체 개발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예상 총 사업비 규모는 약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현대건설의 투자비용은 2500억원으로 예상되며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해당 사업비의 일부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프로젝트별 지분율 및 참여구조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비 규모는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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