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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바꾼 한진칼 이사회, 조원태 회장 불참 '왜' 진에어 매각 결의 불참, 자기거래로 '특별한 이해관계' 이사 의결권 제한

유수진 기자공개 2022-06-20 07:45:2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6일 11: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한진칼 이사회에 불참했다. 한진칼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를 대한항공 밑으로 이동시키는 내용을 의결한 자리다. 해당 안건 처리를 위해 소집한 '원포인트' 이사회다.

이날 내린 결정은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재편으로 핵심 현안인 아시아나항공 M&A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 계열사간 시너지 제고와 한진칼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결과로 이어진다.

한진칼은 13일 오전 서소문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진에어 지분 매각 승인의 건'을 심의했다. 보유 지분 전량(2866만5046주·54.91%)을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내용이다. 거래규모는 6048억원이다. 매각대금은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사회에는 조 회장과 하은용 부사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사내이사 중에선 류경표 대표가 유일하게 자리했다. 사외이사는 전원 출석했지만 김석동 이사회 의장과 최방길 이사는 원격통신수단(컨퍼런스콜) 방식으로 결의에 참여했다. 매각안은 출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번 이사회는 중요도가 남달랐다. 주요 이슈인 아시아나항공 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통합 대형항공사(FSC)와 통합 LCC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진에어 지분 거래는 기본적으로 통합 LCC를 한진칼이 아닌 대한항공 밑에 두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아시아나 인수 후 LCC 3사 합병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최대한 서둘러 엔데믹 상황에 선제적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최근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기업 결합심사 관련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성공적인 딜 클로징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해외기업결합 승인을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각에서 의지가 강하지 않단 얘기가 나오자 올 3월까지 자문사 선임에 쓴 비용만 350억원에 달한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항공 계열사 수직계열화를 통해 중복노선 효율화 등 사업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한진칼은 6000억원대의 매각대금으로 재무 개선에도 나설 전망이다. 진에어는 연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기존 모회사(한진칼)는 재정적 여유가 넉넉하지 않은 상태다.


조 회장의 불참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기거래에 해당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김석동 의장은 "이번 거래는 상법 제398조 소정의 자기거래에 해당돼 출석이사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이 가능하다"며 "상법 제391조3항 및 제368조3항에 따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룹 회장이자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 회장은 이전에도 자기거래에 해당하는 안건 심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재승인 △한진칼-대한항공간 상표권 사용계약 갱신 및 사용료 변동 △한진칼과 대한항공간 거래총액한도 승인 등이다. 해당 안건들은 나머지 이사들의 찬성만으로 처리됐다.

2020년에도 비슷했다. 이땐 국책은행의 대한항공 금융지원 관련 특별약정 체결안 승인의 건, 투자합의서 체결 승인, 대한항공 자금대여 승인의 건 등을 살필 때도 특별한 이해관계 및 이해상충 관련 우려로 결의에 불참했다. 다른 안건 심의차 출석하더라도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의안에 대해선 결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건은 진에어 매각건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이사회여서 아예 참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게 맞다"며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양사에서 재무총괄(CFO)를 맡고 있는 하은용 부사장도 같은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까지 마쳤다. 한진칼은 류경표 사장이, 대한항공은 우기홍 사장이 각각 도장을 찍었다. 진에어는 15일 기점으로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변경됐다. 한진칼은 이번 거래에 앞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사전 서면동의도 받았다. 2020년 체결한 특별약정, 투자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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