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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믿는건 아시아나, 에어부산 유증 흥행할까 팬데믹 이후 세번째, 운영자금 마련·차입금 상환 목적…아시아나, 청약 확정

유수진 기자공개 2022-06-07 09:36:0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유상증자 도전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벌써 세번째다. 여객수요 급감으로 현금줄이 마르자 매년 유증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해오고 있다. 이번엔 무상감자도 함께 진행하는 만큼 재무개선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다만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최대주주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이 절대적이지 않고 다수의 주주들이 지분을 나눠들고 있는 주주 구성 때문이다. 나머지 주주들의 동참 여부가 흥행을 결정짓는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은 일찌감치 참여를 확정하고 분위기 조성에 나선 상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다음달부터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자본금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결손금을 일부 털어낸 뒤 신주 발행으로 자본확충에 나서는 형태다. 이 과정을 거쳐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게 목표다.


예정발행가는 4600원으로 총 2001억원 규모다. 조달 자금의 대부분(1658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나머지 343억원으로는 차입금을 상환한다. 감자로 잠식률을 낮춘 뒤 자본을 확충하기 때문에 부채비율 개선 등의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은 1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65.6%, 부채비율이 1431.5%다.

이로써 에어부산은 2020년 초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세번째 유증을 추진하게 됐다. 2020년 12월과 작년 9월 각각 유증으로 836억원과 2271억원을 조달했다. 유증은 에어부산이 고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자금조달 선택지 중 하나다. 금융당국이 지원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경우 조건이 맞지 않아 신청 자체를 못한다.

몇년째 적자행진 중인 에어부산 입장에선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를 무사히 넘기려면 반드시 이번 유증을 성공리에 마쳐야 한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86억원으로 2분기를 보내며 사실상 바닥이 났을 걸로 추정된다.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여객수요가 실제 현금유입으로 이어지기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물론 주관사 총액인수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청약 흥행과 무관하게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침체된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흥행 여부도 중요하다.

아직 주관사 선정은 하지 않았다. 우선 다음달 임시 주총을 거쳐 무상감자를 단행하고 그 다음 순서로 유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어부산의 주주는 △아시아나항공 42.83% △서원홀딩스 3.68% △동일홀딩스 3.11% △부산광역시 2.97% △부산은행 2.59% △기타 44.41% 등이다. 최대주주 외 나머지 주주들의 몫이 과반이다.

2008년 출범 당시 부산지역 기업들이 지분출자를 한 영향이다. 초기 48.98%에 달했던 지역 기업 지분이 현재는 10%대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일찌감치 유증 참여를 예고하고 나섰다. 에어부산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증을 결의한 지난달 31일 마찬가지로 이사회를 열고 유증 참여를 결정했다. 재계에선 기업들이 유증 등 자본확충을 추진하기에 앞서 모회사와 물밑교감을 거치는 경우가 흔하다. 엇박자를 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기본적으로 최소 구주주 배분 몫만큼 소화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815억원을 출자해 신주 1770만9652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의 활약으로 올 1분기 1769억원(별도)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사정이 나쁘지 않다.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조3893억원으로 추가 조달 없이 보유 현금만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사실 아시아나항공은 늘 에어부산의 '뒷배' 역할을 해왔다. LCC 특성상 금융권에 맡길 담보가 마땅치 않고 신용등급도 없어 조달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유증 때마다 꼬박꼬박 배분몫 이상을 소화했고 2020~2021년 세 차례에 걸쳐 찍은 영구전환사채(CB)도 모두 인수했다. 500억원 한번과 300억원 두차례, 모두 1100억원 규모다.


이제 막 이사회에서 유증을 결의한 만큼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주주는 아시아나 외 아직 없다. 주요 주주 중 하나인 부산시는 2020년엔 불참을, 지난해엔 참여를 결정했다. 에어부산은 남은 시간 적극적으로 주주 설득에 나서 최대한 참여를 이끌어낼 걸로 예상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7월 임시 주총에서 감자안이 통과되고 난 뒤 본격적으로 유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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