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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에 꽂힌 농심의 2세 경영 [thebell desk]

이효범 기자공개 2022-07-26 07:55:0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07:4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면으로 라면시장을 평정한 농심이 대체육에 꽂혔다. 남다른 기술력과 차별화 된 마케팅 역량으로 최근 비건(vegan)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그동안 식품업계 트렌드를 주로 견인해 온 건 CJ제일제당이었다. 그런데 최근 대체육 시장에서 농심의 두각도 심상치 않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대체육 시장은 아직 태동기다. 시장 규모는 연간 2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태동기에 있는 시장을 주도하려면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한다.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다수 식품기업들은 1등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2등 전략'을 펼친다. 더욱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데 주력해 온 고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고려하면 최근 농심의 적극적인 행보를 다소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대체육은 농심 2세경영의 단면을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3월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장남인 신동원 회장은 같은해 7월 공식적으로 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 시기에 농심은 대체육 간편식 브랜드 '베지가든'을 내놨다. 올해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비건 전문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열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비건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을 낸 건 수익 창출보다 대체육 시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 크다. 비건 뿐 만 아니라 논비건(non-vegan)에게도 색다른 형태의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포리스트키친이 사실상 잠재적인 대체육 소비자를 키우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까지도 주말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대체육 기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농심그룹은 농심(라면), 태경농산(건더기스프), 율촌화학(포장재) 등에서 라면 생산을 분담한다. 대체육 생산 기술은 건더기스프를 만들어 온 태경농산에 녹아 있었다.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질의 수분을 유지하면서 대체육을 생산하는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로 특허를 받았다. 또 대체육을 만드는 독자적인 생산설비도 갖추고 있다.

신 회장은 대체육을 '제2의 신라면'으로 만들 수 있을까. 농심 임직원 사이에서는 이같은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대체육 시장 선점'이라는 지상과제가 공통된 비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게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한다면 신 회장의 2세 경영은 이미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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