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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을 움직이는 사람들]중장기 투자 본격화, 역할 커지는 최윤성 전략·재무총괄③평생 HMM에 몸담은 재무 전문 해운맨, 미래 경쟁력 강화 착실히 지원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04 07:36:26

[편집자주]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코로나 팬데믹 2년을 거치며 연간 수조원대 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제 남은 건 채권단 관리 체제를 끝내고 건실한 새주인을 맞는 것 뿐이다. 더벨은 HMM 경영정상화에 앞장서고 있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6:3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본적으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다. 최적의 자본구조 확보를 원칙으로 타인자금 조달과 자기자본 조달 비율을 적절히 결정하겠다."

최윤성 HMM 전략·재무총괄(전무)은 최근 중장기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최우선순위에 놓고 ECM시장과 DCM시장의 문을 골고루 두드리겠다는 의미다. HMM은 오는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입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중장기 투자 위한 자금조달 '중책'

HMM이 수조원대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 전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회사 곳간 관리를 넘어 시장과 적극 소통하며 적시에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배 사장이 선두에 서서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를 뒤에서 살뜰히 지원하는 역할이다. 원활한 조달을 위해 신용등급 상향과 재무지표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외에 비빌 곳이 없었던 지난 10여년간 하지 않았도 됐던 고민이다. 현재 HMM의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모두 BBB(긍정적)이다.


HMM 실적은 2020년을 기점으로 수직상승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고'를 경신하더니 올해는 1분기에만 5조원에 육박한 매출과 3조원 이상의 영업익을 시현했다. 영업이익률도 64%로 벌어들인 돈의 3분의2를 남겼다. 10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2020년 영업이익률이 1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수익성이 4배 이상 좋아졌다는 의미다.

배경으로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도입과 '디 얼라이언스' 가입이 꼽힌다. 초대형 선박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됐고 해운동맹 가입으로 효율적인 비용 관리가 가능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크게 늘고 주요 항만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해 해상운임이 급등한 것과 맞물려 수익성도 극대화됐다.

이 기간 HMM은 재무개선 작업도 병행했다. 2020년 4월 72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찍어 부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이후 본격화된 호실적은 보유현금 확대와 재무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말 기준 HMM의 현금성자산은 3조원에 육박하고 부채비율은 60% 미만이다. 차입금 자체는 줄지 않았으나 자산이 확대되며 차입금의존도가 27%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단의 CB 주식 전환도 재무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7년차 재무통 해운맨, 작년 관리총괄 맡으며 역할 확대

최 전무는 HMM이 10년 적자의 긴 터널을 지나오는 내내 사실상 안살림을 책임졌다. HMM에서 27년간 근무해온 '해운맨'이자 재무를 주로 맡아온 '재무통'이다. '숫자'를 다루는 사람답게 평소 꼼꼼하고 디테일을 중시하는 '완벽주의자' 스타일로 유명하다. 주변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다.

1971년 2월생으로 1986년 순천고를 졸업하고 고려대(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잇달아 마쳤다. HMM에 처음 발을 들인 건 1996년이다. 일반화물선부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기획실에서 8년간 근무한 뒤 말레이시아법인에서 4년을 보냈다.

2012년 귀국 후 재무팀에 몸담으며 재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때는 HMM(당시 현대상선)이 글로벌 업황 악화 등으로 적자를 내기 시작한 때다. 2014년 재무2팀장 시절 처음 임원(상무)으로 승진했고 2016년 재경본부장과 2017년 전략·재무본부장을 거쳤다. 2019년 경영전략실장으로 발령나며 잠시 재무를 손에서 놨다.


조직 내 역할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건 작년 5월이다. HMM은 조직개편을 통해 2년 만에 '관리총괄'직을 부활시키고 그 자리에 최 전무를 앉혔다. 기존 경영전략실(경영기획본부로 변경)장 업무에 경영관리본부와 재무본부를 총괄하는 역할이 더해졌다. 2018년 말까지 전략·재무본부장을 지낸 최 전무 입장에선 2년 만의 CFO 복귀였다.

당시 조직개편은 HMM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재무와 전략, 투자, 회계 관리 등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각 본부장 위에 총괄을 추가로 둔 셈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진 재무나 투자 전략보다 사업에 더 포커스를 맞췄었다. 선박을 도입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며 해당 부문들의 중요성이 과거 대비 커졌다. 컨테이너총괄, 벌크총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올초 관리총괄이 전략·재무총괄로 명칭이 바뀌며 최 전무는 명함을 새로 팠다.

HMM은 조달 외에도 산적해 있는 이슈가 많다. 재무지표상 이익잉여금이 쌓이기 시작하며 배당을 늘려달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채권단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CB·BW) 물량이 상당해 주가가 크게 흔들릴 우려도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2조6800억원 규모의 CB·BW가 불확실성을 키워 HMM 주가 상승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CB가 일부 처분돼야 매각도 수월해지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생길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다. 최 전무 역시 이같은 내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스텝업 조항이 적용되는 내년부터 상환 청구를 신청할 것이지만 (산은·해진공의) 전환청구권이 우선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책기관들의 의사결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전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3조600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에 대해선 "내년부터는 회사의 단기이익,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 등 이익잉여금 활용방안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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