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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물 분석]16년간 배당 '0원' 악사손보, 교보생명과 매각 딜 '인연'①유럽 2위이지만 한국 성과 미미…손보사 가치 정점일 때 엑시트 기대감

서은내 기자공개 2023-03-13 08:17:16

[편집자주]

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손해보험업계의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면서 손해보험사들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매각 의사가 있는 손해보험사 최대주주들의 엑시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국내 손해보험 시장에 발을 들여온 프랑스 악사그룹의 악사손해보험도 그 중 하나다.

악사손해보험은 프랑스에 기반을 둔 유럽 악사보험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악사그룹은 프랑스 내 1위, 유럽 2위의 거대 금융그룹이지만 한국내에서 성과는 미미하다. 국내 시장 진출 후 자동차보험에 쏠려있는 포트폴리오 구조 탓에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악사그룹이 악사손보를 인수한 두 대부분의 기간동안 누적 결손을 이어가야 했다. 16년간 본사로 나간 배당금은 한푼도 없었다. 교보생명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 받았지만 다시 매각 시도를 이어갔고 교보생명과 딜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현재 그룹 차원의 매각 관련 입장이 없다고 하지만 언제든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 글로벌 리딩 보험사 악사, 한국시장서 고전

악사손해보험은 2000년 설립된 최초 온라인보험사 한국자동차보험이 전신이다. 2001년 교보생명이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면서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악사그룹에 인수된 것은 2007년이며 이후 이름이 교보악사자동차보험, 교보악사손해보험으로 변경됐다. 2009년부터는 '교보'를 지우고 악사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악사는 유럽 보험업계에서 자산 기준 2위권의 보험사로 통한다. 한국에 삼성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악사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글로벌 업계에서의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한국 보험시장에서 악사손해보험은 소형사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몇 해 전 악사손해보험은 교보생명으로 다시 매각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

악사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교보생명으로부터 회사를 인수했을 당시 인수가는 약 1000억원 수준이었으며 이후 교보로의 재매각이 추진될 당시 형성됐던 매각가는 그 두 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점 때문에 교보생명 측 FI들이 반대하면서 매각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웠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신설, 회계전환 배당효과 기대 어려워

악사손해보험은 누적 결손으로 인해 오랜 기간동안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을 기록하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쪽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오기는 했지만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적자구조를 돌파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이 인수한 이후 지난 16년간 한 차례도 본사에 배당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악사손해보험은 그동안 시행이 예고돼온 보험 회계기준 IFRS17의 전환효과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걸어왔다. 기존 회계기준 하에서 누적 결손들이 쌓여왔지만 회계기준 변화를 내부적으로 예상해본 결과 그간의 누적 결손들이 해소되고 자본과 이익잉여금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배당가능 이익잉여금도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었다.

IFRS17은 올해 처음 시행된 제도이며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핵심으로 한다. 기존에는 보험부채를 원가 평가해왔으나 시가평가가 도입되면서 시가평가된 부채와 자산의 차이만큼이 이익잉여금(자본 계정)으로 반영된다. 과거 저금리 시기와 달리 금리 수준이 급상승하면서 보험부채 평가 예상치가 크게 감소했고 순자산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신설되면서 이같은 기대가 수포로 돌아갔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면서 보험부채가 감소하는 경우, 감소한 만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되고 배당을 통해 사외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해약환급금 부족액을 이익잉여금 내 법준비금으로 적립하게 하는 내용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악사손해보험 측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신설 얘기가 나오자 금감원에 수차례 찾아와 제도의 불합리함에 대해 읍소를 했다"면서 "악사손보 대표가 제도 변경에 따른 향후 배당에 대한 자신감을 프랑스 본사에 강하게 어필해왔는데 제한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욤 미라보 악사손해보험 대표이사
악사손해보험은 프랑스 악사그룹 출신인 기욤 미라보 대표(사진)가 CEO 직을 수행하고 있다. 기욤 미라보 대표는 2019년 악사손해보험 CFO를 역임한 후 2021년 대표직에 올랐다. 악사손해보험은 프랑스 악사그룹에 인수된 2007년 이후 계속해서 프랑스인 대표이사를 수장으로 맞이해왔다. 기욤 미라보는 5번째 CEO다.

◇ 2022년 손보사 순익 최대, 몸값 상승 기대감

지난 2022년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반사효과를 보면서 손해율이 하락했으며 IFRS17로의 제도변화 효과 등으로 생명보험사 대비 손보사들의 가치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경영환경 악화로 손보업계의 이익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손보사들에 대한 가치 평가가 현재로서 정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매각 의사가 있는 곳들의 경우 대주주의 엑싯 기대감이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험연구원의 '손해보험회사의 이익집중도와 수익성 편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의 소멸,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수요 감소 등과 같이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익 관리 여력이 약한 중소형사의 부실 위험이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악사손해보험 관계자는 "그룹에서는 공식적으로 매각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없다"며 "내부적으로 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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